시민항의가 이어지자 경찰서 앞을 봉쇄한 모습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세월호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주최 측 추산 6만5000명, 경찰 추산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비롯해 일반 시민과 대학생, 사회단체 등이 함께 오후 7시부터 9시경까지 작년 이날을 추모했다.
 
이어 추모제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행사가 끝난 후 광화문광장 및 청와대까지 행진하려고 했으나 경찰에 막혀 도심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경찰은 ‘신고하지 않은 행진은 불법’이라며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캡사이신을 살포하며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이 일대를 지나는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폴리스라인으로 길을 막고 보행을 통제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단순히 “돌아가라”고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모제가 끝난 시점인 오후 10시 30분경부터 자정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귀가하는 사람들의 발을 묶어 시민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에 글이 막혀 길을 열어달라며 건너편 경찰과 전경에게 항의하는 모습

<투데이신문>에 제보한 시민 박모씨(36)는 “112에 수차례 통행 불편에 대해 신고했는데 경찰은 불법 행진으로 인해 길이 막혀서 갈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10시 40분 조금 넘어서부터 여기에 발이 묶여 있는데, 지금 있는 이곳 세종로파출소 앞은 사람들이 모여 있던 것도 아니고 경찰이 주장하는 불법 행진이 일어나지도 않았다”면서 경찰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세종로파출소 경찰들에게 집에 갈 수 있는 방법을 묻자 그저 돌아가라는 것 뿐 전혀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화가 난 시민들이 항의하자 갑자기 전경을 무더기로 불러 이제는 경찰서 앞까지 폐쇄해버렸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는 “세종로 파출서 경찰과 서장은 집에 갈 수 있도록 보내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태도였다. 막아 선 길 건너에 주차한 사람, 아이가 아픈 사람, 외국인 등 특수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는데 무심한 태도로 일관해 사람들이 화를 낸 것인데 전경들이 갑자기 나타나 채증을 하고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복 입은 학생이 있었는데 학생도 집에 보내주지를 않았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해도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고 길만 막고 있어 시민들이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게 기다린 지 1시간이 지나서야 한 사람씩 지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더니, 또 다시 움직일 수 없도록 통제해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두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다. 경찰 말대로 신고가 돼 진행한 ‘합법’적인 추모제에 참가하고 집에 가겠다는데 도대체 왜 집에 못 가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시민 송모씨(54)는 “지난 정부에서 미국산 쇠고기 논란으로 이렇게 모였을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분증을 확인한 다음에 지나가게 해줬다”며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말도 없고 어떻게 해결하려는 모습 자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황당하고 불쾌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렇게 세월호 희생자들의 1주기 추모제 참가자들에게도, 이 일대를 지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찰의 모습이 큰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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