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29 재보선 서울 관악구을 무소속 정동영 후보

▲ <사진=정동영 후보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짠 맛 잃은 소금
서민 삶 보호 못하면 야당 아냐

복지국가로 노선 변경 필요
야당 교체로 정권교체 길 열어야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이번 4.29재보선은 총 4개의 지역에서 열리는 미니총선이다. 하지만 이 4개 지역에서 유독 물고물리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관악구을이다.

서울 관악구을은 1988년 이해찬 전 총리가 2008년까지 이 지역을 기반으로 내리 5선을 지냈고 통합민주당 김희철 전 의원, 최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선 결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규 전 의원까지 27년 동안 야권이 독점해 온 지역이었다.

이처럼 오랫동안 야권이 관악구을을 독점해 오자 사람들은 관악을 ‘서울의 호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악에 호남출신 거물 정치인인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출마했다.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관악구을의 판세는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공표기간 마지막 날인 22일 발표된 브레이크뉴스-휴먼리서치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0.5%,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30.3%,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18.5%로 오신환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야당 교체를 꿈꾸는 무소속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상임위원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투데이신문>은 무소속 정동영 후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보선에 출마한 배경과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의 여론조작 논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사진=정동영 후보 제공>

Q. 사실 서울 관악구을에 불출마할 것이라는 보도와 예상들이 많았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 정치판을 한번 바꿔보고 싶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장사는 안 되고, 취직도 안 되고, 미래는 불안하고. 그런데 정치는 이런 것과 아무 상관없이 돌아가고 있다. 재벌과 부자, 특권층은 너무 잘 살고 있는데 서민과 사회적 약자는 살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경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정치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재벌과 특권층은 이미 새누리당이 잘 보호해주고 있다. 그런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야 할 제1야당이 그동안 서민과 사회적 약자만 외치다 너무 왼쪽으로 갔다며 이제는 중도 보수로 방향을 돌렸다. 결국 제1야당이 새누리당쪽으로 가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통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제1야당을 교체하고 재벌정권·부패정권인 박근혜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기 위해서 관악구을에 출마하게 된 것이다.

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관악구을은 지금쯤 새누리당에 넘어가는 분위기로 굳어져서 관심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됐나. 가장 최근 여론조사 즉 공표기간 마지막 날 여론조사에서 이 정동영이 선두인 오신환 후보의 턱밑까지 따라가지 않았나. 지금 각 당이 자체 판세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데, 우리는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Q. 후보님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보다, 야권 연대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야권 표가 나뉘어져 결국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 선거 당일이 되면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 그러닌까 공표기간 마지막 날인 4월 22일자 여론조사 2곳(브레이크뉴스-휴먼리서치, MBN-리얼미터)에서 나와 오신환 후보와 불과 0.2%~4% 차이로 아주 초박빙 선두 싸움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여론조사 수치와 내용은 서울시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다 확인해 볼 수 있다. 어부지리식의 여당 승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  

Q. 정태호 후보의 리서치뷰 여론조사 조작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여론조사 조작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여론조사기관을 동원해 자기한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유권자를 기만한 행위이다. 사실은 1위가 아닌데, 1위라고 대문짝만하게 허위사실을 홍보했다. 조작되거나 허위로 밝혀지면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관위로부터 플래카드 철거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본인들이 자진철거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야한다. 여론조사기관을 통해서 조작된 숫자를 가지고 유권자를 현혹하려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에게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 본다.

 

Q.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하는지.

: 바닥 민심은 악수를 해보면 안다는 말이 있다.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바닥 민심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관악발 정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Q. 선거운동을 통해 관악구 주민분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관악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당선되면 가장 먼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 시급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것을 우선순위로 해야 할지 곤란할 정도로 다 심각한 상태다.

특히 대학동의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올해 안에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일요일 고시촌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저의 입장과 방안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금 고시촌을 중심으로 정동영 지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 관악에는 1000여세대가 화장실이 없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경전철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교통 문제, 강남 아파트 재건축 문제 등 하나하나가 심각하고 시급한 문제이다.

내가 당선되면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태풍이 불 것이다. 그 힘으로 관악구의 문제를 국회에서 공론의 장으로 만들어 이슈화시킬 것이다. 그래야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임기 1년의 초선의원이 말해봐야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정동영과 다른 후보의 차이점이라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Q. 만약 패배하게 된다면 향후 계획은 어떠신지.

: 지금 현재 관악산을 올라가고 있다. 내일이면 다 올라간다. 올라가는데 내려올 걱정은 하지 않는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많은 유권자들이 나에 대해 ‘대통령 후보를 지낸 사람이 왜 보궐 선거에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 노선을 재벌, 대기업, 부유층, 관료집단, 기득권층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이것을 복지국가 노선으로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힘없고 돈없고 빽없는 서민들과 약자들이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복지국가 노선으로 바꾸려고 출마했다.

복지국가 노선으로 바꾸기 위해 재벌증세와 부자증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담배값 2000원을 올렸다. 여·야가 찌질하게 2000원으로 담배값을 올려 2조8000억원을 서민과 약자에게 걷었다. 이런 것들을 심판해야 한다. 재벌증세라는 말 앞에 찍소리도 못하고 한마디도 못하는 야당은 소금이 짠맛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소금이 아니듯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삶을 보호하지 못하는 야당은 야당이 아니다.

결국 야당교체가 답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치지진이 일어나야 한다. 과거 광주에서 막대기만 세워놔도 찍어준다던 기호 2번을 광주 유권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지금 판세를 보면 광주에서 기호 2번에 대한 애착과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본다.

그래서 광주가 뒤집어지고 관악에서 이 정동영이가 당선되면 야당은 재편된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 살 수 없다. 야당이 물고기라면 물은 광주와 관악의 지지자다. 광주와 관악에서 물이 빠지고 있다. 그럼 그 물고기는 살 수 없다. 무언가 살길을 찾아야한다. 야당을 교체해야 정권교체 길이 열린다. 그것을 관악에서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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