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성애보다 ‘신앙공지’가 더 문제다
[칼럼] 동성애보다 ‘신앙공지’가 더 문제다
  • 김재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6.28 23: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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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욱 칼럼니스트
▸저서 <삼국지인물전>, <역사, 어제이면서 오늘이다> 외 4권

【투데이신문 김재욱 칼럼니스트】상당수의 기독교 신자들이 ‘동성애는 죄악이다’고 하며 목소리를 높이거나, 심지어 그걸 ‘반대’하는 집회를 한다. 예수 믿는 분들 아니라도 ‘반대’를 하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그걸 ‘반대’하는 걸 자랑스레 표현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동생애자들이 ‘커밍아웃’ 하듯, 그 사람들도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민주사회이므로 ‘표현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것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기 어렵고, 반대하는 행위를 비난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 일련의 표현과 행동이 ‘인권’을 침해하는 ‘짓’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 습관’또는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밝혀진 바 있다. 결론적으로 동성애는 ‘천성’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커밍아웃’은 ‘내 천성은 그러하다’고 밝히는 행위인 것이다. 이를 두고 제 삼자가 무슨 권리로 ‘반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한 발 양보해서 반대하는 마음을 지닐 수 있다고 치자. 무슨 권리로 남한테 ‘하라 마라’강요 할 수가 있는가. 자기네들이 생각하는 가치만 우월하고, 남이 높이는 가치는 열등하다고 자랑스레 말하며 남을 짓밟는 짓을 두고 ‘자유’라고 인정해 줄 수 없다.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길길이 날뛰면서 울고불고 하는 철없는 아이와 같은 짓이며,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정의를 짓밟는 ‘인권침해’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동성끼리 사랑해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과 남자와 여자가 사랑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표면적인 모습이 다를 뿐,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동성애자들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이성애자의 인권을 침해한 사례가 있는가? ‘반대’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의 행위 때문에 이성애자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천성’에 대한 개념이 없이 무조건 ‘나는 정상, 저들은 비정상’이라고 단정 짓는 그 태도, 그 태도에 대해 일말의 문제의식도 없이 수긍하는 사람들 때문에 저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것일 뿐이다. ‘천성’은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고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처지를 바꿔보자. 당신은 ‘남자(여자)’를 사랑하는데 그걸 바꾸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동성애를 반대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주 치졸한 방법으로 이 소수자들을 압박하기도 한다.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면 출산율이 떨어지고, 사회 윤리가 땅에 떨어진다고 하는 ‘수준 떨어지는’ 주장이 바로 이런 것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수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동성애자들은 ‘소수’다. 이들은 다수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사회의 ‘출산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윤리 문제도 마찬가지로 접근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수자를 공격하는 시간에 이 사회의 윤리를 땅에 떨어뜨리고 있는 다수의 ‘갑’들, ‘부패공직자’ 들에게 창끝을 겨누는 게 바람직한 행동이 아닐까 한다.

일부 기독교 신자들에게 말한다. 이 소수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그냥 놔둬라. 누가 ‘당신들 예수 믿지 말라’고 하면 ‘네 그러겠습니다’ 할 수 있겠는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자기네의 종교가 가장 위대하다고 믿는다. 그 생각을 존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자신들의 가치가 가장 고귀하다고 믿은 나머지 남한테 그것을 강요하는 짓은 존중받을 수 없고, 끊임없이 비판받아야 할 ‘짓’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는 기독교 이외에 여러 종교가 저마다의 교리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최고라 주장하면서 각각의 신자와 함께 존재하고 있다. 대다수의 종교 신자들은 그렇게 믿으면서도 남의 종교는 존중하며 산다.

인권침해 하지 마라. ‘인권침해’라고 거창하게 말했지만, 실상을 보면 그거 별 것 아니다. 남의 집 초인종을 맘대로 누르고 ‘문을 열어 달라’고 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안에서 단 한 마디의 양해인사도 없이 ‘예수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버럭버럭 고함을 지르며 악다구니를 쓰는 그런 짓이 바로 인권침해의 시작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보다 소수 기독교 신자들의 ‘신앙공지’를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줄 짐작한다. 광장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성 소수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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