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를 무엇으로 하느냐와 상관없이 글쓰기는 무척 어렵다. 특히 사람을 주제로 한 글은 더욱 어렵고 조심스럽다. 그 사람의 전부를 알기도 어렵고, 어찌어찌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 지면에서 다룰 추미애뿐만 아니라 지금껏 다뤄왔던 인물에 대한 글의 내용 또한 꽤나 피상적이고 부분적이며 주관이 개입된 것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글, 그 중에서도 정치인을 다루는 글을 쓰는 까닭은 이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고 여겼기 때문
■ 변방에서 중심으로 오다나는 지난 2017년에 투데이신문 『신(新) 삼국지인물전』을 통해 변호사 최강욱을 두고 ‘벼슬을 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완성되지 못하고 있는 검찰개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최강욱은 자신의 저서 『권력과 검찰 – 괴물의 탄생과 진화』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변호사로 일하며 ‘총리실 불법사찰 사건’을 통해 권력과 검찰의 결탁을 끊어 내는 것이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그러나 검찰은 권력을 지닌 조직이고,
【투데이신문 김재욱 칼럼니스트】 나는 2014년에 쓴 『삼국지인물전』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을 조자룡에 비유했다. 문관인 조국을 삼국지 최고의 무장 중 한 명인 조자룡에 비유했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 독자들이 적지 않았다. 당시엔 조국이 학교에 있을 때라서 더욱 그런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조국이 물을 만나면 조자룡처럼 활약을 할 것이라 생각했고,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조자룡의 군자와 같은 면에 주목하여 조국과의 공통점을 찾으려 했다. 때가 되면 현실정치에 발을 들일 것이며, 만인을 아우르는 리더의 모습을 지니고 대중
공자가 말했다. “매 맞으며 큰 자식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형벌을 받는 백성은 임금의 정책을 따르지 않으니, 급하게 다스리면 행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급히 결단하지 않고, 임의로 사람을 부리지 않는데, 이것이 혼란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아빠가 반대한다고 내가 안 갈 거 같아?자식의 진학이나 취업을 앞두고 갈등을 겪는 가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한다. 부모는 자신의 경험과 현실에 바탕을 두고 되도록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을 택하기를 바라고, 자식은 적성이나 꿈을 중심으로 진로
“자네는 그 울음소리를 고치는 것이 옳네. 울음소리를 고치지 않으면 동쪽으로 가더라도 여전히 그곳 사람들도 자네의 울음소리를 싫어할 거야.”힘들다고 말 잘한 거야자식 교육에 마음을 쓰는 분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세 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이 바로 그 말이다. 요즘엔 이 말이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이사를 한다는 뜻으로 변했지만, 어찌됐건 자식을 좋은 환경에서 기르고 싶은 그 마음엔 변함이 없지 않을까 한다.나는 남들이 말하는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비록 미덕이 있더라도 이를 드러낼 수 없고, 뒤에서 밀어주지 않는다면 비록 성대한 업적이 있더라도 전해지지 않으니 이 두 부류의 사람은 서로 의존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자수성가(自手成家)의 오만함남의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재산을 모으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자수성가(自手成家)’라고 한다. 세상엔 이처럼 학연이나 지연을 따지는 세상 분위기 속에서 그런 것 없이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학비가 없어서 밤에 일을 해 가며 공부를 해서 높은 자
“사람은 모름지기 원대하고 고요한 기상이 있어야 많은 도리(道理)를 실을 수 있다. 조급하고 가벼운 사람은 비록 한때 생각이 있더라도 쉽게 소진되어 일을 맡을 수가 없다.”너는 이번에 될 거니까 걱정마라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학생이 4학년이 되어 우연히 내 강의를 듣게 됐다. 군대에 갔다 오고, 중간에 휴학도 해서 어느덧 20대 후반이 되어있었다. 이 학생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하지만, 무척 차분한 성정과 성실한 태도를 지닌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취업이 되지 않아 마음고생을 하고 있
“군자는 세상일에 대해서 무조건 이것만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여기지 않고, 의로움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두 가지 생각밖에 못해딸아이 가진이는 논술전형을 통해 대학에 들어갔다. 날더러 ‘당신이 글을 쓰니까 직접 가르치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논술 문제나 서술 방식을 보니 나처럼 자유롭게 쓰면 안 되고, 그 방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가르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대로 잘 따라가라고 말해 주었다. 가끔 논술 답안지를 보면서 틀린 문장을 수정해 주는 선에서 그쳤으며,
“화(禍)와 복(福)의 이치에 대하여는 옛날 사람들도 의심해 온 지 오래되었다. 충(忠)과 효(孝)를 행한 사람이라 하여 반드시 화를 면하는 것도 아니고, 음란하고 방탕한 자라 하여 반드시 박복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善)을 행하는 것이 복을 받는 도(道)가 되므로 군자(君子)는 부지런히 선을 할 뿐이다.” 등굣길 교통사고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 가진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이다. 아침 등굣길에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가진이는 학생이 차에 치여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광경을
“말은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인데 어째서 적게 하는 것을 취했는가. 말할 만한 것은 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정치색을 드러내는 선생학교 수업 시간에 자신의 정치색과 가치관을 드러내면서 현실 정치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선생이 있다고 들었다. 무슨 과목이든 직간접적으로 현실과 연결이 되어 있으므로 해당 과목의 내용을 학생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이해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어떤 선생은 특정 인물을 지나치게 칭찬하거나 비판을 하고,
“집에 색다른 음식이 있거든 아무리 적어도 노소(老少)ㆍ귀천(貴賤)간에 고루 나누어 먹음으로써 화기애애하게 하라.”먹자, 선생님 맘을 몰랐네.며칠 전 친한 후배들과 종로에 있는 아귀찜 집에서 술을 한 잔 하고 온 적이 있다. 술에 잔뜩 취해서 들어가자 아내가 웃으면서 타박을 한다.“왜 내가 먹을 건 안 사 왔어? 나도 아귀찜 좋아하는데?”“아, 그게….”“선생님이 아무리 좋은 말씀을 하시면 뭘 해. 제자가 듣지도 않는데…. 흥.”예전에 아내는 아귀찜을 좋아하지 않았다. 껍데기를 먹을 때 느낌이 물
“옛날의 배우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공부를 했는데, 오늘날의 배우는 사람들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를 한다.”『논어(論語)』 「헌문(憲問)」선생님 계신 병실에서2017년, 봄의 어느 날. 대학 은사이신 배상현 선생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사모님께서 “선생님이 편찮으셔서 석 달 째 병원에 계시다.”고 하셨다. 죄송하고 마음 아팠다. 다음날 선생님 계신 병원으로 찾아갔다.선생님은 네 명이 함께 쓰는 병실에 계신다고 했다. 심호흡을 하고 들어갔는데, 침대 하나는 완전히 비어 있고, 두 분을 보니 우리 선생님이 아니다. 그럼 아마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 그 마음의 정성을 쓰는 내용은 자식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찾아서 취하거나 버리는 데 있을 뿐이다. 아내의 자책가끔 아내가 자책한다. 남의 집 부모들은 자식한테 정성을 쏟는데 자기는 늘 부족하다고 한다. 아이들도 열심히 공부하며 자기 할 일을 잘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그만큼 잘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한다. 아내가 한숨을 쉰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학원을 옮겨줘야 하나?”“잘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어. 공부는 애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거잖아. 능력 있는 선생
이른바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것은 그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효심(孝心)을 일으키고, 윗사람이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고아를 구휼하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군자에게는 척도를 가지고 헤아리는 도가 있는 것이다.교수님, 시끄러워서 설명이 안 들려요딸아이들이 어디에서 듣고 왔는지, 전기 모기채의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미세하게 징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가청주파수에 따라 그 소리가
“심지어 박꽃은 더욱 보잘것없고 초라하여 뭇 꽃에 끼어서 봄철을 매혹적으로 만들지도 못하지만, 그 넝쿨은 멀고도 길게 뻗어 가며 박 한 덩이의 크기는 여덟 식구를 먹일 만큼 넉넉하다.” 못생긴 두 사람사마천의 『사기(史記)』,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중니(仲尼)는 공자(孔子) 자(字)다. 공자(孔子)의 제자 중에 담대멸명(澹臺滅明)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못생겼다고 한다. 첨에 공자한테 배우러 왔을 때 공자조차 ‘이건 좀 아닌데?’라고 생
“성인은 만물의 법칙에 따릅니다. 그러므로 “천하의 앞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천하의 앞에 서지 않으면 일마다 이루어지고 공을 세우게 되어서 그의 견해는 반드시 세상을 뒤덮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높은 벼슬을 하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있겠습니까?” 잘 지내면 되지 이기긴 뭘 이겨현재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 가진이가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닐 때의 일이다. 1학기 초에 학급회장이 되었다면서 임명장을 받아왔다. 이때 뿐만 아니라 얘는 내 기억에 고등학교 3학년 때를 제외하고 늘 회장이 되었던 것
“모두 같은 글을 읽지만, 선(善)에 뜻을 두고 읽으면 군자의 도(道)가 되고, 이익에 뜻을 두고 읽으면 소인의 도가 되니, 선비가 뜻을 세우는 일에 신중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표창원 의원의 목표는 어디까지입니까? 지난 2016년, 나는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표창원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자원 봉사를 한 적이 있다. 표 후보는 당선이 됐고, 나는 보좌진 인선이 되기 전까지 소소한 일을 맡아서 처리했다. 보슬비가 내리는 봄날 나는 표 의원의 도장을 새기기 위해 도장집을 찾아갔다. 도장 새기는
“사람 마음은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고, 꾸중 듣는 것을 싫어한다. 이래서 친구가 서로 권면할 때, 확실히 나무랄 게 없다는 걸 알았다면 입 밖에 내려하지 않는다. 하물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작으면 총애를 잃고, 크면 죽임을 당하니 진심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자기를 해치는 일을 하려 하겠는가?” 높은 점수는 주기 어려워첫째 딸 가진이는 모 대학 미디어영상 관련 학과에 재학하고 있다. 어느 날 저녁, 가진이가 노트북을 들고 식탁으로 왔다. “이거 내가 연출한 영상인데 한 번 봐줘
“밤낮으로 가르쳐 중도에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성취가 많은가 적은가하는 것은 자제에게 달린 문제일 뿐, 부형에게 달려 있지 않다” 죄송합니다 아버님셋째 딸 하진이는 네 자매 중에 가장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 배려도 잘 하는 편인 것 같다. 언니들 말을 들어 보니 하진이 교우관계가 매우 좋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집에서 하는 행동을 봐도 그렇다. 온 식구를 시야에 넣고 있으면서 잘 맞춰준다. 여행을 다녀오면 꼭 식구들 모두에게 줄 작은 선물을 챙겨온다. 그러나 사람
“어린아이를 가르칠 때 엄하게 단속해서는 안 된다. 엄하게 단속하면 기백이 약한 아이는 놀라거나 겁을 먹고 기가 성한 아이는 사나워지거나 침울해져서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 혼날 때는 나야지셋째 딸 하진이(고등학교 1학년)하고 동네 분식집에서 밥을 먹는다. 내가 말했다.“아까 엄마가 둘째 언니한테 한소리 했는데, 언니가 말도 안 하고 휙 나가버렸어.”“오늘? 저번에도 그랬는데, 그땐 엄마가 좀 심하게 뭐라고 한 거 같던데? 언니 이야기 들어 보니까.”“그래?”“상처를 좀 받았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