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은 분명 돌직구를 던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자는 나가라’라는 뉘앙스가 풍긴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사퇴 압박을 했다.

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전혀 사퇴 압박을 느끼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오히려 장기화될 것 같은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배신의 정치는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면서 유승민 원내대표 ‘비토’론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5일 국무회의 2/3 이상은 사실상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 이후 친박계는 재빠르게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바람은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다. 돌직구를 던졌지만 난감한 상황이 됐다.

친박은 오는 6일까지를 사퇴 시한으로 못 박았지만 사실상 사퇴는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친박은 당초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비박계가 뭉치기 시작하면서 의원총회가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 됐다.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에 대해 찬반을 묻게 되면 사퇴 반대가 오히려 더 많기 때문에 친박 입장에서는 의원총회가 열려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위해 친박계 최고위원 모두 사퇴할 수도 없다. 만약 친박계 최고위원 모두 사퇴를 하게 되면 김무성 대표 체제는 무너진다. 문제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를 하지 않으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게 되는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때문에 친박계 최고위원 모두 사퇴하는 것은 절대 안되는 상황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역시 쉽지 않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하나로 끝날 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으로 이어지게 되면 보수정당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이는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권재창출이라는 상황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상황을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친박계 모두 할 수 있는 카드가 현재 없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에 대한 여론몰이를 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박계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화되면 될수록 박근혜 대통령이나 친박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전을 하려고 했지만 여론은 비박계와 유승민 원내대표 편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이 점차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은 오히려 유승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새누리당은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로 뭉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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