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대표인 김관진(우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대표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결과로 25일 새벽에 발표된 공동보도문 내용 가운데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북한의 유감 표명이 진정한 의미의 사과를 의미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통일부 통일선전부 라인이 복원된 게 아니고 금강산관광 내용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북측이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과 그로인한 인명피해에 대해 유감 표명을 했으니 이정도면 됐다”며 “이정도면 80점은 줄 수 있다”고 평했다.

동국대 고유환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가 강하게 원칙을 세웠던 주체를 명시한 사과와 유감표명을 받아내고 북한이 시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남북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초안적 성격을 갖는 합의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공동보도문에서 포격도발에 관한 언급이 없었던 점에 대해선 “지뢰부분은 명확히 우리가 증거를 확보한 것 같고 그래서 북한이 명확한 증거에 대해 시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포격은 지뢰폭발로부터 시작된 것이었고 포격으로 우리가 피해는 입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과거 판문점도끼만행 사건 때에게도 유감을 표명했고 잠수함 도발 때도 방송을 통해 유감이라고 했다”며 “남북이 직접 협상을 통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낸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합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를 북한의 진정한 사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 장교출신 김태영 전 합참전문위원은 “이번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한 해석은 남북한이 이중적이다”며 “북한은 유감표명 수준으로 해놓고 내부적으로는 절대로 김정은이 적들 앞에 무릎 꿇은 것은 아니라고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유민주연구원 유동열 원장은 “합의문 내용을 살펴보면 지뢰도발과 포격에 대한 도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내용이 아니다”며 “이것은 우리정부가 대폭 양보한 것이고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이번 결과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밝혔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주체가 불분명한 유감표명이 아쉽다. 책임자 처벌까지 언급됐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결국 북한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 사태로 발생한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이 없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25일 새벽 우측부터 홍영표 통일부장관,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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