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종인 체제로 총선…호남에서는 과연
호남의 전략투표, 더민주냐 국민의당이냐 기로에

김종인, 중도층 외연확장 과연 성공할 것인가
국민의당, 호남맹주 과연 떨칠 수 있을 것인가

새누리당에 비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그나마 공천 파동이 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옥새 파동을 일으켰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당무 거부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김종인 대표는 당무에 복귀해서 선거를 이끌고 있다. 공천 파동은 어느 정도 봉합된 모습이다. 김종인 대표는 107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의석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은 새누리당에 비하면 그나마 약한 편이다. 일부 컷오픈된 의원들이 컷오프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등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공천 갈등을 어느 정도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당을 운영하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 당무거부를 통해 발견된 당의 정체성 문제를 반드시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당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당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이나 체질을 바꾸는 것은 총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당의 정체성과 체질 개선은 총선 때 혹은 총선 이후에 김종인 대표가 반드시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의 관전포인트는 ‘호남’이다. 과연 호남에서 얼마나 많은 의석수를 얻겠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5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더불어민주당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국민의당이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이 비등하다. 때문에 의석수 역시 여론조사에 따라서 비등하게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누리당 후보가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수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생각보다 선전할 경우 노년층의 지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국민의당 후보가 불리할 수도 있다. 반면 새누리당 후보가 생각보다 저조한 득표를 할 경우 국민의당 후보가 유리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새누리당 후보가 어떤 식으로 성적표를 거두느냐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다. 즉, 호남에서의 승패의 열쇠는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 후보가 쥐고 있다.

호남의 선택

호남에서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전남 순천’에서 과연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하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인사 최초로 호남에서 배지를 단 이정현 후보는 또다시 순천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노관규 후보를, 국민의당은 구희승 후보를 공천했다. 이로 인해 순천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혹여 호남에서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겠냐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의원이 또다시 승리하는 것은 호남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막판에 야권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호남은 과연 전략투표를 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호남은 대대적으로 전략투표를 해왔던 지역이다. 때문에 영남에 비해 호남의 경우에는 무소속 후보도 많이 당선된 지역이다. 이번에도 전략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 전략투표라는 것은 결국 되는 후보에게 밀어주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는 되는 정당에게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 즉, 더불어민주당이냐 국민의당이냐를 놓고 갈등을 하다가 막판에 전략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거꾸로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수도권 표심이 호남 민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즉, 호남 민심이 특정 정당을 선택하면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신들이 그 정당 후보에 몰표를 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거꾸로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게 되면 호남 유권자들 역시 그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호남 민심을 가르는 결정적인 한방이 될 수 있는 전략투표가 과연 이번 총선에 통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인의 전략

또 다른 변수는 김종인표 당 쇄신이 중도층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가 당 대표를 맡으면서 가장 공들였던 부분이 바로 외연확장이다. 그 외연확장은 중도층 유권자들을 향한 외연확장이다. 정청래 의원과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 시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례대표 역시 야권 강성 지지층의 불만이 있지만 중도층 인사로 채워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즉, 중도층 유권자들을 향해 러브콜을 계속 보내고 있다. 이런 러브콜이 과연 얼마나 먹혀들어갈 것이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대선과 총선을 착각하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대선의 경우에는 중도층 공략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총선은 중도층 공략보다는 집토끼를 바탕으로 외곽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골수 집토끼를 버리고 산토끼를 모은다는 것은 대선에서는 가능하지만 총선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청래 의원이나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 시킨 것은 김종인 대표가 대선과 총선을 구분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과연 집토끼들이 투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할 것이냐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새누리당 공천이 막장드라마로 치달으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한 형국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김종인 대표가 산토끼를 의식해서 집토끼를 너무 쫓아낸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결국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으로 집토끼를 다시 불러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진영 의원이 과연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진영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용산이다. 용산은 진보개혁정당과 보수정당이 크로스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 지역을 점령하는 정당이 서울을 점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 들어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문제는 과연 진영 의원이 다시 배지를 달 수 있느냐 여부이다. 만약 진영 의원이 배지를 달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커다란 아픔이 되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하나의 큰 수확을 얻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같은 외부 영입 인사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느냐는 문제도 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지원 문제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에게 당권을 넘겨주고 경남 양산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물론 일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개인의 자격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의 당무거부 파동 때에는 언론에 잠깐 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문재인 전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지원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선거지원운동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자꾸 언론에 비치면 비칠수록 각종 정치적 해석을 낳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개인자격으로 선거지원운동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라는 생각인 듯하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언론들이 각종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미래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과연 호남에서 호남 맹주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에서 아예 현역 의원들을 대거 컷오프 시키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외부인사들을 대거 투입시켰다. 그동안 호남민심이 현역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보고 싶다는 바람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정치신인들을 대거 기용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하면 현역 교체가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다. 천정배 공동대표가 주장한 ‘뉴DJ’론 역시 공천 과정에서 상당히 배제됐다. 이로 인해 과연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을 얼마나 열고 맞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제는 당 대표 중 한 사람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호남 지원유세를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 이유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가 서울 노원병에 발목이 묶여서 호남에서 선거지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서울 노원병이 호각지세다. 만약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대표가 낙선이라도 하게 되다면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호남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호남을 신경 쓰게 되면 자신의 지역구를 소홀히 하게 되고 자신의 지역구에 신경을 쓰게 되면 호남을 소홀히 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이는 결국 국민의당 호남 득표 상황과도 연결이 되는 대목이다.

자칫하면 당 대표의 역할은 아무 것도 없이 후보 개인의 역량으로 당선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철수 대표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와 함께 호남 지원유세를 제대로 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천정배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후보의 대결 역시 빅매치 중 하나다. 사실상 호남 특히 광주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를 펼치는 것이다. 이 대결에서 살아남는 자가 사실상 호남의 패권을 갖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현재는 천정배 대표가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정치신인의 패기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막판에 가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김한길 전 선대위원장의 역할론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비록 야권연대 파동 등으로 인해 총선불출마 등을 했지만 당내 역할은 남아있다고 본다. 총선 이후 당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김한길 전 위원장도 바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당 후보들이 그것을 얼마나 달갑게 생각할지는 불투명하다. 김한길 전 위원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연 공천 파동을 어떤 식으로 봉합하면서 총선 선거운동을 펼쳐나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일부 후보들이 공천에 반발하고 있다. 소위 ‘친안 패권주의’가 작동했다면서 안철수 대표를 규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부 후보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손도끼까지 들고 당 대표실에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총선에 접어든다고 해서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당이 갑작스럽게 둘로 쪼개지지는 않겠지만 일정부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의 정체성이나 비전 및 공약이 다른 정당에 비해 뚜렷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중도층을 확실하게 잡은 것도 아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선거 막판에 가면 양당 구도 체제로 굳혀지는데 그 상황에서 과연 국민의당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우리나라 선거의 행태를 보면 선거 막판에 가면 양당구도로 굳혀진다. 왜냐하면 될 후보에게 밀어주자는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이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정체성을 갖고 비전 및 공약이 구체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양당 구도의 폐해를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충분히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기존과는 달리 명확한 메시지 전달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양당 구도에서 실패한 정당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 지형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역시 야권 지지층이 될 후보를 집중적으로 선택하는 전략투표를 할 것이냐 여부이다. 이 전략투표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둘 중 하나는 웃고, 둘 중 하나는 울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야권 형님의 자리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 승리는 누구편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