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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태어날 때부터 페미니스트인 사람은 없다고 한다. <제2의 성>으로 유명한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린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여성으로 만들어질 뿐이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한다>의 저자 클레망틴 오탱은 “우린 페미니스트로 태어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여성이 응당 받았어야 했던 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이 남성들에게는 자신의 영역을 침해당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여성혐오 현상과 맞물려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20세기 들어 여권 신장과 관련해 진정한 혁명을 이뤘다고는 하지만, 남성이 여성을 지배해 온 2000년 역사가 하루아침에 양성평등의 길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여성을 지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마초라 한다. 프랑스어로는 마치즘, 한국어로는 남성우월주의다.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한다>의 저자는 젠더를 억지로 구별하는 교육, 남성과 여성에게 부여된 역할 프레임을 고정시키는 시선이 만연한 사회를 지적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사례와 함께 페미니스트와 마초의 관점 차이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클레망틴 오탱은 “어느날 갑자기 마초적 태도와 성차별주의를 폐지시킬 수 있는 마법의 열쇠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자신도 모르게 가질 수 있는 마초적 태도를 인정하는 것에서 양성평등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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