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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차 청문회에 자리한 증인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2차 청문회가 7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 최순실씨 일가와 핵심 증인들의 출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 여명숙 전 문화창조융합벨트 본부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핵심증인인 최순실, 최순득, 장시호 등 최순실 일가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회에 불참하는 등 채택 증인 27명 중 13명만 출석하면서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 ‘맹탕청문회’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27명 중 14명 출석…우 전 수석, 무단 불출석
이번 청문회의 핵심증인인 최순실, 최순득, 장시호 등 최순실 일가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회에 불참했다.
최순실씨는 자필로 쓴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저는 현재 영어의 몸으로 ‘공항장애(공황장애의 오기)’가 있고 건강 또한 좋지 않다”며 “(증인출석요구서에 기재된) 그 내용 모두가 현재 검찰에서 수사 받고 있는 사건과 연관돼 있어 저로서는 진술이 어려운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본인(최순실)이 직접 필기한 사유서를 보면 글씨가 어떤 정서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보기 어렵다. 너무 또박또박 정확히 쓰여 있다”며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검토했다는 것이고 이는 공황장애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무단 불출석했다.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제2부속비서관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자리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전대주 전 주베트남 대사도 불출석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직후 최순실 등 10인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고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동행명령장에 따라 오후 3시 30분경 청문회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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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청문회 시작 직후 최순실 등 10인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뉴시스 | ||
김기춘 청문회 “최순실, 전혀 모른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 일가, 그리고 우병우 전 수석 등 국정농단의 핵심증인들이 참석하지 않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특위 위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김 전 실장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나섰다.
김 전 실장은 비선실세 최씨의 존재를 몰랐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전혀 모른다”면서 “차은택씨를 10분여간 만났을 뿐”이라고 답했다.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추궁하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에 대해서는 “최순실을 왜 모르냐고 다그치는데 알았다면 뭔가 연락을 하거나 통화라도 한 게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씨를 언제 알았냐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질의에도 “이번에 태블릿PC가 발견되고 알았다”며 최씨와 전혀 안면이 없다는 주장을 거듭 되풀이했다.
또한 최순실 빌딩으로 알려진 강남 미승빌딩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모른다. 사용한 적 없다”며 “광화문에 20년간 변호사 사무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7시간’ 동안의 대통령 행적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난 6일 제기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머리 손질 논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이제 와서 밝혀지는 건 저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시 미용하는 사람이 드나들고 하는 건 정말 몰랐다”면서 “경호실에선 아는지 몰라도 비서실에서는 출입처에 대해 체크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문고리 3인방에게 전화해서 물어보고 일을 진행하니 세월호 7시간이 만들어졌다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타에는 “문고리 3인방에게 물어보고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며 “(참사 당일에도) 안보실장이 계속 보고하고 있었고 비서실도 서면으로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검찰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길들이기, 언론통제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사법부를 통제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그거 다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수석비서관의 노트에 (적혀) 있다고 해서 비서실장이 다 지시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기 있는 기록 하나하나를 다 제가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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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 ||
최순실의 남자, 차은택·고영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와 차은택씨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했다.
먼저 고씨는 “박 대통령의 옷 제작 지시를 최씨가 전달했고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0벌 가까이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옷과 가방값 4500여만원을 누구에게 받았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는 “최씨에게 돈을 받았다”며 “개인 지갑에서 돈을 꺼내 줬고 영수증을 주면 그 돈에 맞게 계산해 개인 돈으로 봤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공적 비용이 아니라 최순실 개인이 대통령에게 45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최순실이 구입해서 대통령에게 상납하고 그 상납의 대가가 최순실이 국정농단하게 되는 뇌물로 작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씨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연설을 고치는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최씨가 연설문 고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차씨 역시 “(최씨가) 문화콘텐츠 산업 관련해서 제 생각을 써달라고 해서 써준 적 있다”며 “어느날 대통령 연설에 (그 내용이) 포함돼 몇 문장 나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청와대 출입 여부에 대해서 고씨는 “드나드는 걸 본 적은 없지만, 들은 적은 있다”고 했다.
또한 고씨는 자신이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데 대해 “언론에 보도된 바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저는 더블루케이 직원으로 있었지 가까운 측근이라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굉장히 가까운 관계라고 알고 있다”는 차씨의 발언에도 “절대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차씨 때문에 고씨와 최씨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설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2년 정도 전부터 (최씨가) 좀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좀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해서 그때부터 좀 (소원해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은택씨는 자신이 박 대통령과 심야 독대를 수시로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며 “밤에 청와대를 가본 적도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문체부 고위직 임명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최씨가 먼저 요청해 장관님과 수석님 몇 분을 추천드렸다”며 “직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탈락하자 바로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장시호 “최순실 지시, 거스를 수 없었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인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중 유일하게 청문회장에 출석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체부로부터 6억원, 삼성으로부터 16억원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장씨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얼마의 자금을 지원받았냐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6억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에서도 16억원을 받았냐는 물음에도 “네”라고 답했다.
지원받은 16억원 중 11억원가량에 대해 횡령한 혐의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에게는 “잘못된 이야기가 있다”면서 “아직 영재센터에 남은 잔고가 많고 제 혐의에 대해서는 액수가 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장씨는 자신의 어머니인 최순득씨가 김치값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못된 (이야기인) 것 같다”며 “김치장사를 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재센터 설립과 관련해서는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얘기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그 다음에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설명했다. 영재센터 내에서 직위도 없이 센터 설립을 주도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최순실 이모가 지시하면 따라야 되는 입장이고 거스를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