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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가 22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는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 전 청와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 등 2명이 증인으로 참석했고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 3명이 청문회 사전모의와 위증교사 의혹 관련 참고인으로 자리했다.

당초 총 18명의 증인이 채택됐지만, 우 전 수석과 조 전 간호장교 2명 외에 나머지 증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집중 질의와 조여옥 대위의 세월호 당일 7시간에 대한 추궁, 청문회 사전모의·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 위쪽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아래 왼쪽부터 K스포츠재단 박헌영 전 과장, 정동춘 전 이사장, 노승일 전 부장 ⓒ뉴시스

사전모의·위증교사 의혹…野 ”미꾸라지 한 마리 강물 흐려”

이날 청문회는 국조특위 청문회 사전모의·위증교사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최교일 등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질타로 시작했다.

이날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이 참고인 채택을 주장한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과 노승일 전 부장, 박헌영 전 과장이 출석했다.

야당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들과 이완영 의원 간 사전모의 의혹을 다룰 경우 청문회의 논점이 흐려진다는 이유로 별도 진행을 주장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김성태 위원장과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파행적인 협의에 의해 우병우, 조여옥 청문회가 물타기가 되고 있다는 강력한 심증을 굳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완영 의원은 간사 자격은 물론이고 이곳, 신성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위원의 자격도 없다.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며 “이완영 의원은 이곳 청문회장에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완영 의원은 “위증교사를 허위로 주장하는 세력이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위증교사로 몰아세우며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 잘 짜인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제보에 의하면 박영선 의원은 12월 초, 12일, 무려 12일에는 5시간가량 위증 의혹을 받는 고영태, 노승일과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며 “제보자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쪽지와 녹취록이 왔다 갔다 했다고 한다. 박영선·노승일·고영태 간 사전모의 의혹을 함께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만희 의원도 “공개된 장소인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주요 언론사 기자가 데려온 제보자를 그 기자와 비서관을 동석시키고 사무실 문까지 열어놓은 상태에서 제보자를 만나고 한 게 무슨 위증교사나 모의를 위한 자리인지 되묻고 싶다”고 강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면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13조에 따르면 이완영 간사는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비박계 국조특위 위원들도 이완영 의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이완영 의원이) 결백하다는 주장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사퇴를 해야 한다”며 “이미 사퇴를 선언한 간사가 그 사퇴를 번복한다면 이 의원의 발언이 무겁지 않고 가볍다는 걸 국민들에게 확인시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영철 의원도 “적어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완영 의원이 계속 국조특위 위원을 한다는 건 국정조사를 은폐하고 방해하겠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긴급안건을 발의해 이완영 의원의 국조특위 제척을 요구했다. 또한 특위는 이 의원 등에 대한 사전모의 의혹을 특검에 수사 의뢰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의혹의 당사자인 이완영, 이만희 의원은 K스포츠재단 정동춘 전 이사장, 박헌영 전 과장에게 질의를 통해 사전 모의 의혹을 규명하는 데 힘썼다. 최교일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대만 방문 계획이 청문회 일정과 겹쳐 특조위원을 사퇴했다.

정 전 이사장과 박 전 과장은 관련 질문에 대해 “지시한 적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함께 참고인으로 출석한 K스포츠재단 노승일 전 부장은 “박 과장이 2층 테라스에서 ‘정동춘 이사장이 이완영 의원에게 전화가 왔는데 태블릿PC는 절도로, 고영태가 가지고 다니는 걸 봤다고 인터뷰해달라’고 말해 내가 하지 말라고 했더니 박 과장이 ‘미쳤어요. 제가 하게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청문회선 우병우 “최순실, 현재도 모른다”

지난 7일 제2차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이날 특조위원들의 질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먼저 우 전 수석은 ‘왜 질문하는 기자를 노려봤느냐’는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의 질의에 “노려봤다기보다는 놀라서 내려다본 것”이라며 “그 여기자분이 갑자기 가슴 쪽으로 다가와서 뭔가 크게 질문해 놀랐다. 갑자기 했기 때문에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검찰 조사 중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사진에 대해서는 “당시 15시간 이상 앉아서 조사받았다. 중간에 수사검사가 잠시 자리를 비워 일어났다”면서 “그날 몸이 안 좋아서 열이 나고 오한이 나 계속 추웠다. 그래서 일어서서 추워서 팔짱을 끼웠던 것이고 분명히 그때는 수사 중은 아니었고 휴식 중이었다”고 부연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도 모른다”며 “언론에서 봤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장모인 김장자 회장과 최순실, 차은택 간의 관계에 대해 묻자 “장모도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다. 골프도 안 쳤다고 한다”며 “나는 최순실을 모른다. 지금 얘기는 전부 장모와 관계된 것들”이라고 일축했다.

장 의원의 계속된 추궁에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출산을 도운 순천향대 이임순 교수가 우 전 수석의 아들 출산을 도왔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최순실과의 관계는 끝까지 부인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가 운영하는 골프장 소속 종업원 3명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최순실은 기흥CC에 평균 2주에 한번 꼴로 방문했고 김장자 회장은 최순실만 오면 버선발로 뛰어가 즐겁게 맞았다. 그런 인연으로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민정비서관으로 추천됐다”면서 “결국 우 전 수석과 최순실, 문고리 3인방 등이 다 한 패거리를 이뤘고 이번 최순실 사태, 국정농단의 주범이라 추정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은 “저는 이런 이야기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음성이 변조돼 있고 무슨 2주에 한번 와서 버선발로 맞았다는 이야기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임 민정비서관은 검찰 4년 후배다. 4년 후배가 1년 이상 근무한 자리에 가는 게 무슨 영전이겠느냐”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제안해 어려운 제안이라 승낙은 했지만 4년, 5년 후배 뒷자리로 가는 게 맞느냐, 동기들은 검사장 된 지 1년~1년 반 됐는데 비서관으로 가는 게 맞느냐를 놓고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다. 저걸 인사 청탁으로 인한 발탁으로 보는 것 자체가…”라며 토로했다.

문고리 3인방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직장 동료로서 업무상 만났을 뿐”이라며 “일주일에 몇 번 이렇게 정기적으로 본 게 아니라 업무상 필요하면 전화하고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콕 찍어서 비서실장에게 ‘이 사람을 써라’라고 했다. 일종의 대통령발 낙하산 인사”라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일반론적 얘기를 한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과 인연이 전혀 없다”며 “꼭 인연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추천을 받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난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관련 검찰 수사팀이 해경 서버 압수수색 당시 검찰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화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압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두 기관의 대치 상태를 원만히 풀려고 했는데 한쪽은 영장 없이 어렵다, 한쪽은 수사상 가져가야겠다 해서 이는 법률적으로 할 문제지 청와대가 할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더 이상 조치하지 않았다”며 “상황만 파악했고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끊으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수사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같은 걸 막은 적이 없다”며 “검찰수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하라는 것 외에 달리 말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윤회 문건을 보고 최순실을 조사하지 않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질의에는 “그때는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한다는 내용이었다”면서 “최순실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미리 알고 예방하고 조치를 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 등장하는 ‘우병우 팀’의 존재에 대해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왜 도망 다녔느냐는 추궁에는 “도망 다닌 것이 아니라 취재를 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참고인으로 참석한 K스포츠재단 노승일 전 부장은 “들은 얘기다. 차은택의 법조 조력자가 김기동이란 이야기를 들었고 김기동을 우 전 수석이 소개시켜줬다고 들었다”고 폭로했다. 김기동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고영태도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그렇게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은 “소개시켜준 적이 없다”며 “차은택씨든 김기동씨든 여기 불러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뉴시스

뒤바뀐 진술, 조여옥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동’ 아닌 ‘의무실’ 근무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로 근무하며 ‘세월호 7시간’의 키맨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조여옥 대위는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 옆에 있는 의무동에 있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날 조 대위는 미국에서 체류 중이던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 옆에 있는 ‘의무동’에 있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며 청와대 일반 직원들을 진료하는 ‘의무실’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언론 인터뷰에서는 의무동에서 근무했다고 발언한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묻자 “그 당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는데 청문회를 준비하며 의무실에서 의무동 교대 근무 전 인수인계 기간이 2014년 4월 20일부터 5월 2일이었다”며 “따라서 그 전에는 의무실에 근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 얼굴과 목에 주사를 놓은 적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문에 “없다. 처방된 것은 제가 시술했다”면서도 얼굴과 목에는 놓은 적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지목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과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에 대해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불면증과 수면제 처방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료 정보”라고 일축했다. 의료용 가글에 대해서는 “한달에 한번 정도 줬다”며 “용도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처방이 있으면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에서 태반주사를 200개 구입해 현재는 80개가 재고로 남아있고, 백옥주사는 60개 중 10개가 남아있다. 감초주사도 100개 중 39개가 남아있는데,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맞았다는 것이냐’는 도종환 의원이 질의에 “대통령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처치했다”고 답변했다.

‘주사제를 처방받은 직원이 10명 이내였느냐’는 도 의원의 질문에는 “정확한 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10명 이내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더불어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박 대통령 얼굴의 의문의 주사자국과 시술흔적이 나타나 있고 주기적으로 멍 자국이 나타났는데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인지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인지 못 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는 “당시 저는 멍 자국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진료를 도와드리러 올라갈 때에는 의무실장과 주치의가 동행했다”며 “저는 진료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 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18일 귀국 당시 기무사와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기무사 요원은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엄마, 아빠 외에는 어떤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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