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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가 14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김영재 원장, 이병석·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상만·정기양 전 대통령 자문의,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 등 채택 증인 16명 중 13명이 참석했다.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이영선·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두 행정관에 대해서는 동행명령서가 발부됐지만, 출석은 불발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에 대한 집중 질의가 쏟아졌다.

   
▲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뉴시스

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이날 청문회에서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주치의나 의무실장 배석 없이 박 대통령을 진료한 적 있다고 시인했다.

김 전 자문의는 박 대통령 진료 시 청와대 의무실장과 대통령 주치의가 배석했느냐는 질의에 “2014년 9월 서창석 대통령 주치의가 오신 후에는 매번 그렇게 했고 그전엔 기록을 보니 그렇지 않은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되기 전에도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을 진료한 적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자문의는 “임명장은 2013년 8월 받았지만, 그전부터 자문의라고 얘기들었다”며 “(자문의 위촉 전 진료횟수가) 2~3번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9월 2일 박 대통령에 대한 혈액검사와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들어갈 때 건강검진을 했는데 몇 가지 안 좋은 부분에 대해 추적검사가 필요했다”며 “지구 병원에서는 해당 검사를 못 한다고 해서 대통령과 상의하고 동의 하에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호르몬 검사였느냐는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의 질의에는 “환자의 비밀이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고 다른 자리에서 말씀드릴 순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으로서 박 대통령 성형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알려진 김영재 원장도 청와대를 드나든 사실을 시인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피부 트러블이 있거나 순방 다녀와서 부었을 때 갑자기 연락을 받고 청와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청와대에) 갔을 때는 얼굴에 흉터가 있는데 감각이 없다고 한번 봐달라고 해서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 김 원장은 자신의 부인인 YJ콥스메디컬의 박채윤 대표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 주치의나 자문의가 아닌 김 원장이 청와대를 드나들 수 있었던 것은 비선실세 최순실 덕분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는 지난 2013년 3~4월경 최순실이 자신에 안면 성형 전문의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해 김 원장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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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금기어, 세월호·대통령 얼굴 멍 자국”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에는 두 가지 금기어가 있다”며 “하나는 세월호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 얼굴의 멍 자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 안면 사진을 정밀비교한 결과, 지난 1월 6일 신년 기자회견 사진에는 6군데 주삿바늘 자국이 선명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 면담을 앞둔 5월 13일 사진에는 피멍 자국이 보인다”면서 김영재 원장에게 대통령 안면 시술을 한 적이 없는지 캐물었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 얼굴의 멍 자국에 대해 “필러 같다”면서도 자신은 시술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나머지 관련 증인들 역시 누가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 얼굴에 시술했는데 이걸 한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이건 유령이 한 거냐”고 비난했다.

한편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이 이른바 야매(불법) 필러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김영재 원장에게 “야매로도 (필러 시술을)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주사 잘 놓는 조 대위가 이 필러 시술을 배워서 대통령에게 했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대통령이 비의료인한테 (필러를) 맞으실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숨는 자가 범인이고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범인들이 함정을 판 것”이라며 “의사가 아닌 간호장교에게 이 시술을 하도록 했다는 가설이 터무니없느냐”고 증인들에게 물었다.

김원호 전 의무실장은 “그런 극단적인 가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영재 원장과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 역시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 이현주 컨설팅업체 대표 ⓒ뉴시스

“YJ콥스메디컬 중동 진출 실패에 3대가 세무조사”

김영재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대표의 YJ콥스메디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YJ콥스메디컬의 해외진출이 잘 안 돼 조원동 전 수석이 경질됐고 명예손실도 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내정됐다가 경질됐다”며 특혜 의혹을 지적했다.

이어 “그 정도면 대통령이 김 원장을 특수관계로 인정하고 도와준 것 아니냐”면서 “(김 원장과 최순실의) 커넥션이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도와주고 장관내정자를 경질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허위제보가 이현주씨라는 분 주장인데 틀린 게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컨설팅업체 이현주 대표는 “2014년 2월 26일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았고 다음날인 27일에 김영재 원장 측과 1시간 정도 미팅을 가졌다. 그쪽에서 기술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말했고 해외 관련 영문 자료가 있는지, 자체에서 영어로 해외홍보가 가능한 직원이 있는지 문의하니 없다고 했다”며 “해외에서 뭔가 할 준비가 안 된 곳이라 판단해 조원동 수석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김 원장의 중동 진출 사업이 실패하자 여러 보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안종범 전 수석과 조윤선 당시 수석의 모함 후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있었다”며 “4월에 시작한 세무조사가 10월까지 이어졌고 가족 3대가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누구에게 모함이야기를 들었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의에는 “서울대병원 관계자로부터 들었고 하나는 안종범 전 수석, 다른 하나는 조윤선 당시 수석이었다”면서 “조윤선 당시 수석이 대통령의 강남센터 검진에 동행했는데 거기서 이현주와 조원동이 중동 진출을 방해하는 나쁜 사람이라며 대노하셨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중동 진출을 강하게 반대한 바 있는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 역시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가 저에게 찾아와 위의 뜻이니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다”며 청와대의 인사보복에 대해 언급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기가 막힌 것은 정 전 원장 외에도 이 일에 관여된 복지부 공무원들도 모두 좌천됐다”며 “이걸로 끝나지 않고 중동 순방이 끝난 후 진흥원은 5개월간 대규모 감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머리 손질에 시간 허비…구체적 의혹 있어”

청와대가 발표한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에 20분이 걸렸다는 부분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중앙재해대책본부(중대본)이 위치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는 청와대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곳”이라며 “대통령이 오후 3시에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는데 도착시간이 5시 15분이다. 2시간 15분이나 걸렸다”고 강조했다.

또 “경호 문제 얘기하는데 대통령이 정부종합청사를 방문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머리손질도 청와대 발표대로 20분만 했다면 빠르면 40분, 늦어도 1시간이 걸려 적어도 4시까지는 도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머리 손질 때문에 5시 15분에 중대본에 갔다고 생각하기 싫다. 생각지도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대통령이 머리 손질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는 구체적 의혹들이 있다”며 북한 4~5차 핵실험을 예로 들었다.

하 의원은 “5차 북핵 실험 당시 대통령은 라오스 계셔 황교안 총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며 “북한이 핵실험 발표한지 30분 뒤에 회의가 소집됐다”고 밝혔다.

이어 “4차 북핵 실험 당시에는 대통령이 NSC를 주재했는데 3시간 만에 열렸다”면서 “이런 긴박한 안보국면에 골든타임이 중요한데 대통령 변호사의 말처럼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이라는 걸 고려해도 1시간이면 되는데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재 원장 ⓒ뉴시스

청와대 “이영선·윤전추, 연가 중”…불출석 사유서 대리 작성 의혹도

이날 청문회에는 조여옥 전 청와대 간호장교, 이영선·윤전추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이영선·윤전추 행정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현재 본인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 및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부득이 국조특위에 참석할 수 없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김성태 특위위원장은 2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수행을 위해 청와대를 찾은 국회 수위들이 청와대 면회실에서 부속실에 두 행정관에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더욱이 이후 부속실에서 두 행정관이 현재 연가 중이라고 답변해 증인출석이 불발됐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청와대가 고의적으로 (동행명령장을) 접수 안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청와대 현직 경호실장, 검찰총장, 민정수석 등에 대해서는 나름 불출석에 대한 관례가 있어서 넘어갔는데 행정관이 안 나온다는 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국조를 방해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청와대와 대통령이 국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의 불출석 사유서 내용과 양식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며 “서명도 동일인물이 적은 것처럼 보인다”고 불출석 사유서 대리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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