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 ⓒ뉴시스

광화문 광장서 세월호 진상규명·朴 퇴진 촉구
박사모 등 보수단체, 강남서 맞불집회 열기도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2017년 새해 첫 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7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제11차 촛불집회는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추모하고 박근혜 대통령 사퇴와 함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60만명(경찰 추산 2만4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 등을 촉구했다.

   
▲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들 ⓒ뉴시스

조동희씨와 몸짓선언 등 가수들의 공연과 함민복 시인의 시낭송이 이어진 사전행사에 뒤이어 오후 5시부터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4·16국민조사위) 발족식이 진행됐다.

4·16국민조사위는 지난해 9월 30일 강제 해산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2기 재구성과 민간 차원의 조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밝혀진 내용과 자료를 체계적 정리하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조사연구에 나선다. 아울러 선체 인양을 위한 정보수집 및 연구와 세월호 참사의 진실·교훈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한다.

민간기구인 4·16국민조사위는 피해자 가족이 직접 나서 진상을 규명한다. 또한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위해 힘써왔던 다양한 단체와 시민들을 모아 적극적으로 진상규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장훈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분과장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000일이 지났지만 1000번의 4월16일이 지났을 뿐”이라며 “왜 그 커다란 배가 침몰을 했는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대 국민조사위 상임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시민 모두 국민조사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월호 생존학생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뉴시스
   
▲ 1000개의 노란 풍선 ⓒ뉴시스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된 본집회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등이 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세월호 생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참사 이후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해 광화문 광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세월호 생존 단원고 학생 10명(설수빈·양정원·박도연·이인서·장예진·김진태·심수빈·김선우·이종범·박준혁)은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7시간을 대통령의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 7시간 안에 당장 나오라는 말만 해줬다면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16합창단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의 합동 공연이 진행됐다. 가수 이상은씨도 무대에 올라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오후 7시에는 ‘세월호 7시간 진실’을 상징하는 소등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뜻하는 1000개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냈다.

   
▲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본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유가족과 함께 청와대로 행진했다. 유가족들은 분향소 사진 현수막과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행진대열 앞에 섰다. 총리공관, 헌법재판소 인근도 행진이 이어졌다. 세종대로사거리부터 을지로역사거리까지 왕복 행진했으며, 헌재 앞에서는 ‘탄핵소추안 인용’ 판결문을 낭독하며 박 대통령의 조기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헌재는 탄핵하라’ 등을 외치며 박 대통령 퇴진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행진을 마치고 난 뒤 광화문 광장에 모여 정리집회를 이어갔다.

   
▲ 보수단체 회원들의 맞불집회 ⓒ뉴시스

한편 이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의 연대체인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제8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연인원 집계방식)으로 120만명이다. 일시점(오후 4시5분 기준) 최대 규모를 따지는 경찰 추산은 3만7000명이다.

다만, 경찰 집계는 동시간대에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이 주최한 ‘탄핵 반대,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 국가안보를 위한 집회’ 참가자들까지 합친 숫자다.

주최 측은 “정치 검찰은 수사권을 경찰에 넘겨라”라는 구호를 수차례에 걸쳐 외쳤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으로 결론내린 검찰과 박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특검팀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참가자들은 ‘탄핵반대’, ‘탄핵기각’, ‘계엄령이 답’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조작됐다는 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광택 탄기국 회장은 “(2012년 박 대통령 당선은) ‘빨갱이’한테 이긴 것”이라면서 “그렇게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정치검찰의 농간과 언론의 왜곡으로 다시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본집회를 마친 뒤 코엑스에서 대치동 특검사무실,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3.6㎞ 코스 행진에 돌입했다.

탄기국은 매주 주말 광화문 집회에 대한 맞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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