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서 ‘GMO 표기’ 한다던 메가박스…관련표기 찾아볼 수 없어

▲ (좌) 메가박스 츄러스 (우) 메가박스 화곡 원산지 표시판. GMO 옥수수 가루를 사용했지만 메뉴판에는 적혀있지 않다. ⓒ투데이신문

당초 메가박스 “오프라인서 GMO 표기한다”
본지 확인결과 GMO 관련 표기 어디도 없어

식약처 ‘GMO 표시제’ 확대에도 표기 안 해
메가박스 “업체 확인 후 GMO 기재할 예정”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한국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 메가박스가 유전자변형 작물로 제작한 츄러스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GMO(유전자변형 식품) 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본지 확인결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메가박스는 ‘GMO 포함 가능성이 있는’ 츄러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도 ‘GMO 표기’를 하지 않았다. 해당 제품에는 GMO 옥수수가루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확대 시행된 식약처 ‘GMO 표시제’에 따르면 함량에 상관없이 유전자변형 DNA가 남아있는 원재료는 GMO 표시를 해야 한다.

따라서 메가박스는 매점에서 판매되는 츄러스가 GMO 식품이라고 고지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매점 한편에 팝콘과 나쵸, 츄러스 등 먹거리에 대한 원산지 표기와 영양성분 가이드만 적시했을 뿐 GMO와 관련된 그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이와 관련 화곡 메가박스 담당자는 “(츄러스에 GMO가) 포함돼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포장지에)에 적혀있다”며 “여기에 표기된 게 끝이다”라고 답했다. 

츄러스가 여러 개 들어있는 비닐 포장지에는 명백하게 ‘GMO 포함’이 적혀있었다. 직원이 해당 포장지에서 한 개씩 제품을 꺼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GMO 사용 여부는 소비자들이 확인하기 어렵다. 게다가 메가박스가 별도로 GMO 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섭취하는 식품이 유전자조작 식품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미송엔터프라이즈에서 납품하는 츄러스가 GMO다. 미송이 납품하는 점포 수는 총 18곳이고, 납품할 때 박스에는 유전자변형 식품이라고 표기됐지만, 실제 고객한테 제공될 때는 표기가 안 되어 있어서 업체와 협의해 기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메가박스 관계자에 따르면 ㈜미송엔터프라이즈에서 GMO인 츄러스를 납품받는 점포는 메가박스 직영점인 목동, 천안, 코엑스, 평택, 화곡과 회원사인 원주센트럴, 송파하비오, 인천논현, 파주금촌, 남양주, 세종, 속초, 수유, 양주, 연수, 원주, 일산, 창동 등 18곳이다.

▲ GMO 츄러스 납품을 받지 않는 메가박스 수원 원산지 표시판. 메가박스 화곡과 원산지 표기가 동일하다 ⓒ투데이신문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본지는 메가박스 측에 GMO와 관련해 수차례 문의했으나 문의할 때마다 사용중인 GMO 식품에 대한 답변이 바뀌었다. 

당초 메가박스 측은 “지난 2014년 소비자시민모임의 GMO 표기 지적 이후, 홈페이지에서만 원산지 및 GMO 표기를 하지 않을 뿐 오프라인에서는 모두 표기하고 있으며, 일부 ‘프라이’ 제품이 GMO다”라고 답변했다.

해당 답변을 토대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인한 결과 점포 매니저로부터 “‘프라이’가 아니라 일부 ‘프랫즐’이 GMO 식품”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후 메가박스 측에 다시 문의하자 이 관계자는 “프랫즐이 아닌 ‘츄러스’가 GMO 식품”이라고 정정했다. 당초 오프라인에 GMO 표기를 하므로 당사 제품을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 GMO 식품 관리 감독이 제대로 안 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저도 처음에는 프라이로 알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츄러스가 문제였다”며 “메가박스 직영점과 회원사 등 들어가는 매장마다 제품과 업체가 다르다 보니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약처 일부 개정고시에 따르면 영화관은 식품접객업으로 등록돼 있어 GMO 표기가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해 (GMO 표기를)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GMO 안전성 논란은 GMO 옥수수가 본격적으로 상품화된 지난 1996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GMO 작물이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육종방법에서 나타날 수 없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프랑스 연구팀이 발표한 ‘식품화학독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GMO 옥수수와 GMO 콩을 2년 동안 섭취한 쥐 200마리 중 약 150마리가 유방암 등 각종 암에 걸렸다. 

그런데도 한국은 식용 GMO 수입 1위 국가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유전자변형 식품은 약 214만 톤으로 이 중 유전자변형농산물은 211만 톤, 가공식품만 3만 톤이다.

이와 관련해 식품업계는 아직 GMO 식품이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는 GMO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충분하게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먹거리 선택권과 알 권리를 위해 소비자에게 GMO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표기를 안 한 경우가 확인돼 소비자의 한숨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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