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경남제약 공식홈페이지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최근 ‘레모나’가 중국 판매 허가를 받음에 따라 3년여 간 기다려온 중국 진출을 이루게 된 경남제약의 앞길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회사 측과 5년여 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전 회장이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며 잡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실명 전환을 통해 주식을 늘리고 회사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현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내년으로 예정된 경남제약 임시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측근 3명을 등기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 복귀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경남제약 측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행보에 나서 양측의 대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희철 전 대표, 회사 상대 가처분 소송·최대주주 등극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경남제약 대표이사에 취임해 2012년까지 재직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일 경남제약과 류충효 대표를 상대로 같은 달 7일 개최 예정이던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경남제약은 해당 주총에서 중국 진출을 대비한 정관 변경, 사내이사(박화용, 최옥) 및 사외이사(김좌진)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사 선임안에 대해 결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해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경남제약의 경영진에 반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시 관할이던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주총은 예정대로 개최됐으나 임시주총에서 모든 안건이 부결됐다. 결국 현 경영진의 뜻과 달리 이 전 회장의 바람대로 현 경영진이 바라던 이사진 구성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이 전 대표는 곧바로 차명주식의 실명전환을 통해 오수진씨 명의의 주식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경남제약은 11월 9일 기존 최대주주 오수진 외 1인(특수관계인 이희철)에서 이희철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 전 대표는 부인 오수진씨 명의의 경남제약 지분 13.77%를 본인 명의로 실명 전환하면서 20.84%의 지분율을 갖게 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반면 최대주주였던 오수진씨의 지분율은 0%가 됐다.

경남제약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이 경영권 탈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주총 가처분 신청에 이어 차명주식 실명전환 등은 복귀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특히 최근 이 전 회장이 내년 2월 8일에 예정돼있는 경남제약 임시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측근에 해당하는 3명을 등기이사로 선임해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귀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업계의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총회의 의제·의안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갖게 되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현재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은 지분 20.8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제안한 등기이사 후보는 김만환 전 경남제약 영업본부장, 민기영 변호사(사외이사)와 이 전 회장의 딸 이재영씨 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영씨는 현재 미국 산타모니카 대학에서 공부 중이며 민기영 변호사는 현재 이 전 회장이 피소된 소송의 법률대리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남제약 측이 내세운 등기이사 후보는 박화영 경영본부장, 구의서 인앤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좌진 변호사(사외이사) 등으로 양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자들이 다른 상황에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남제약, 이 전 회장 경영권 복귀 막기 위한 움직임?

한편 경남제약과 이 전 회장은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제약은 12월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전 대표와 메리츠종합금융교보증권을 상대로 예탁유가증권 50억 가압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고 같은 달 14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앞서 지난 9월 이 전 대표와 김성호 전 기획조정실장에 약 16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시 채권금액을 보전하기 위해 50억원 주식에 대해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경남제약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 전 대표의 복귀를 막기 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경남제약 측은 이 전 대표의 복귀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복귀와 관련해) 따로 얘기 들은 바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소송 진행이 경영권 복귀 진입을 막기 위함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사실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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