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 대신증권 나재철 사장,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사장ⓒ뉴시스
좌측부터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 대신증권 나재철 사장,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사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증권업계의 수장 인선이 3월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작년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0곳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중 KB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교보증권 등 5곳은 무술년을 이끌 최고경영자(CEO)를 결정한 반면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5곳은 인선 절차를 진행 중이다.

KB증권, IBK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사장 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KB금융지주는 작년 12월 20일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현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을 재선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대표는 지난해 1월 선임된 후 이번에 추가로 1년을 더 이끌게 됐다. 실적 호조, 성공적인 현대증권과의 통합 작업 등이 연임 성공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도 작년 12월 주주총회에서 IBK기업은행 출신 김영규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키움증권은 권용원 당시 사장이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직 후보로 출마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를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 이 대표는 오는 3월 말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9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구성훈 전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추천해 오는 21일 주총에서 선임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카드를 제외한 생명·화재·증권·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 CEO 대부분을 교체하기로 한 방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은 5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2월 22일 이사회에서 김 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2년의 대표이사로 재선임 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을 11년간 진두지휘한 유상호 사장은 올해도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007년 47세 나이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라는 기록을 세운 유 사장은 현재는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5244억원(121.5%↑)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게다가 초대 투자은행(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획득하는 성과도 이뤘다. 이 같은 성적이 유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사장 인선 임추위와 주총의 구체적인 날짜는 미정이나 이달 내 열릴 예정이다.

2016년 3월에 선임된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대표도 오는 22일 주총에서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8% 증가한 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회추위가 지난 1월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을 단독 추천해 3연임이 사실상 성공하면서 김 하나금융회장이 직접 발탁한 이 대표의 연임에 유리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노조도 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2012년 사장에 취임한 대신증권 나재철 사장도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에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의 임추위는 오는 5일, 주총은 23일 개최될 예정이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사장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4년 말부터 NH투자증권 초대 사장을 맡고 있는 김원규 사장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리투자증권과 옛 NH농협증권과의 합병 작업을 무리 없이 수행해 조직을 안정화하고 실적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농협금융지주 내 3연임 전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2일 임추위를 개최, 차기 사장 후보 54명 가운데 6명의 최종후보군을 확정했다. 후보에는 김원규 사장을 비롯해 IB부문 정영채 대표, 김광훈 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의 주익수 대표도 이달 주총에서 첫 재선임이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인수사로 나선 DGB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불투명하는 등의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 실적이 양호해 상당수가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교체된 수장들은 실적 부진보다는 그룹사 방침, 정치 변수 등 외부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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