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국세청이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보유한 차명계좌에 1000억원 이상의 세금 납부를 고지했다.

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3월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운용한 차명계좌 개설 금융회사들에 금융실명법상 차등과세 조항에 따라 1000억원 이상의 납부세액을 고지했다.

금융실명법에 따라 계좌 명의인과 실소유주가 다른 사실이 수사나 금융감독원 검사,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통해 확인될 경우 해당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90% 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이번 납세는 원천징수 의무가 있는 금융회사들이 이 회장 등 계좌 실소유자의 세금을 대신 낸 후 실소유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세청의 고지를 받은 금융기관은 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납부하지 않을 경우 독촉장 발부 등 체납 절차가 시작된다.

국세청은 앞서 지난 2월 1차분 고지에 이어 3월에 2차분 고지에서 이 회장 차명계좌와 또 다른 과세 대상자의 차명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1000억원 이상의 납부세액을 결정, 이중 금융회사들은 112억만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1229개의 차명계좌를 운용해온 사실이 2008년 특검 수사와 금감원 검사에 적발됐고 이후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에 대부분의 자금이 빠져나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