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현대건설 등 막대한 개발 이익”
“토지비 차액‧부풀린 건축비로 추가이득”
특별공급 금수저 청약 등장, 분양시장 혼탁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뉴시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개포주공8단지에 지어질 ‘디에이치자이 개포’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참여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청약 당첨만 되면 주변 시세 대비 3억원대의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몰리면서 강남 재건축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형제 기업격인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협업인데다 신임 박동욱 사장의 첫 성과가 될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10억원에 달하는 분양가와 투기 세력 억제를 위한 중도금 대출 규제로 현금동원이 가능한 일부 부자만을 위한 ‘땅장사’가 될 것이라는 등 부정적 시선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이 같은 ‘땅장사’로 현대건설 등 건설사 또한 건축비 부풀리기 등을 통해 더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로또 주인은 땅값과 건축비 뻥튀기한 건설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개포주공8단지 개발이득을 분석한 결과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에 토지를 매입한 현대건설 등 건설사는 토지비 차액과 건축비 부풀리기 등을 통해 9000억원의 개발이득을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1984년 준공되어 공무원임대아파트로 사용하던 개포8단지 아파트를 1조2000억원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해당 아파트는 준공당시 취득가액이 176억원으로, 공단은 매각 차액으로 1조 1700억원의 이득을 거둬갔다.

이를 매입한 현대건설 등 건설사 컨소시엄은 1996세대로 재건축을 진행한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라 서울시가 소유하게 되는 장기전세주택 306세대를 제외한 분양분은 1690세대이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산출한 아파트의 토지비(분양가)는 대지면적 기준 3.3㎡당 1억2000만원, 총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이 매입한 금액인 3.3㎡당 55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며, 총액기준 1조1000억원이나 높다.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이자는 4% 수준으로 감안해 3년치 이자를 더한다 해도 1500억원 정도 증액되는 수준이다.

경실련은 여기에 제세공과금 7% 등을 추가한 총 소요비용은 약 2300억원 등을 포함해 분양면적당 적정 토지비는 3.3㎡당 2150만원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건설사는 총 7900억원의 토지비 이익을 얻는다.

여기에 건설사들은 건축비에서도 추가이득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입주자모집 공고때 제시된 건축비는 평균 평당 757만원이다. 이는 경실련이 LH공사와 SH공사의 준공내역·하도급내역을 통해 산출한 적정 건축비는 3.3㎡당 450만원 수준이다.

디에이치자이의 경우 재건축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과 최고급 내장재 등 추가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경실련이 적용한 건축비 3.3㎡당 600만원과 비교했을 경우 평당 157만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이에 경실련은 전체적으로 건축비 999억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했고 건설사들은 토지비 거품까지 포함해서 총 8900억원의 개발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실제 로또의 주인은 공공토지를 매각한 공무원연금공단과 땅값과 건축비를 뻥튀기한 건설사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건설 측은 건축비를 부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그에 걸맞는 특화 설계와 품질 높은 자재 및 마감재 등을 사용하고 있다. 건축비를 부풀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과열된 분양시장...부자 잔치판 금수저 등장

이 같은 개발 이익은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몰려들고 있는 분양자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인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집단 대출 보증이 제한돼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청약률은 최고 90.69대 1(전용 63㎡)을 기록했다.

3.3㎡당 분양가가 4160만원에 달하지만 주변 시세를 고려했을 때 당첨만되면 3~5억 가까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먼저 시작된 특별공급 부터 신청자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과열된 청약 열기는 분양시장도 혼탁해지고 있다.

당장 중도금 대출이 규제되면서 ‘부자를 위한 잔치판’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특별공급 과정에서 20대 이하의 ‘금수저 청약’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당첨자는 444명 중 만 20대 이하는 전체의 3.2%인 14명에 달했다. 20대 이하는 가뜩이나 대출 규제로 상당한 자금이 필요해 사실상 구매여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따라서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특별공급 제도가 일부 ‘금수저’들에게 편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에서 만 19세를 포함한 20대 이하가 상당수 포함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특별공급 당첨자를 포함한 해당 단지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집중 분석해 증여세 탈루가 의심되는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청약가점을 노린 위장전입 등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조사 결과 드러난 부정 당첨자에 대한 공급계약 취소 및 형사 고발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청약 광풍에 따른 부작용과 이에 대한 정부 규제와 압박,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대박 분양’ 기대감과 다르게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 물량이나 청약 부적격자 물량이 대거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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