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노조 설립 방해 의혹이 불거지며 갈등 양상을 보여온 코오롱제약 노사가 첫 만남을 가졌다.

13일 코오롱제약은 지난 12일 1차 단체교섭(상견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는 앞으로 매주 한번씩 노사간 교섭하기로 일정을 조율하고 서로간의 교섭 의지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단체교섭에 참여한 서대원 코오롱제약 지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서로 잘 해보자는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임금단체협상이 제일 중요한 만큼 서로 양보할 것은 하고 최선을 다해 협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사측도 노조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측의 노조 가입 방해 의혹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 이날 첫 교섭 자리에서 노조 측은 사측에 지금까지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더 이상 문제제기 하지 않는 대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서 지부장은 “사측에 지금까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용서하겠지만 앞으로는 고소고발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현재 노조에 가입된 노조원들에게 탈퇴를 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인사팀 주도로 승진을 앞두고 있거나 입사한지 얼마안된 신입사원 등 회유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을 상대로 인사 불이익을 언급해 노조 가입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하고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사측은 노조가 주장한 노조 가입 방해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코오롱제약은 <투데이신문>에 이메일을 통해 “회사는 근로자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행사를 철저히 보호할 것이며, 이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어떤 부당노동행위도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이어 “노동조합의 설립, 직원의 노동조합 가입 또한 노동3권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보호되어야 하고 코오롱제약 역시 직원들의 자주적인 의사 결정을 존중하고 있다”며 “코오롱제약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 대하여 성실히 임할 예정이며 향후 회사와 노동조합이 상생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코오롱제약은 영업부 중심으로 노조를 출범하고 지난 1월 3일자로 한국민주제약노조 산하에 지부를 설립했다.

한국민주제약노조는 한국노바티스 등 14개 다국적제약사가 가입돼 있는 한국노총산하 노동조합으로 국내 제약사로는 코오롱제약이 유일하다. 코오롱제약의 경우 이번에 가입함으로써 15번째 조합원으로서 지위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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