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잡기 위한 여야 선거 전략은
100곳 이상 승리 장담한 민주당, 서울 25곳 싹쓸이?
영남서 표 결집 한국당, 바닥민심-여론조사 다르다?
부동층 잡기 위한 민주당과 한국당의 선거전략은
부동층, 투표장으로 과연 얼마나 갈 수 있는지 관건

ⓒ뉴시스
ⓒ뉴시스

6일로 6.13 지방선거가 정확히 일주일 남았다. 이에 앞서 여야는 지난 5일 선거 중반 판세 분석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서로 자신들이 승리한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들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이유는 30% 정도에 달하는 부동층 때문이다. 이들이 투표장에 가느냐와 투표장에 가서 어떤 사람을 찍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에 여야는 이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부동층의 표심이 결국 이번 지방선거 승패를 좌우한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현재 부동층은 30여% 정도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층이란 아직까지 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유권자를 말한다. 이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투표장을 가더라도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30%에 달하는 부동층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후보들에게는 상당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각 정당이 부동층을 잡아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인다는 것은 투표장에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순위를 뒤바꾸게 만들 유권자가 바로 부동층이다.

샤이 보수의 존재

이들 부동층 중 일부를 우리는 ‘샤이 보수’라고 부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 우리는 부동층에 대해 ‘정치혐오에 걸린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탄핵 이후 보수가 숨어버리면서 부동층 중 일부에게는 ‘샤이 보수’라는 별칭이 뒤따랐다. 자신이 보수라는 것을 말하는 게 부끄러워 숨어버린 사람들이 바로 샤이 보수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지선에서도 투표 날에는 이들 샤이 보수가 결국 투표장을 가기 때문에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대세론을 깨기 위한 전략이다. 자유한국당의 시급한 숙제는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질려 투표장에 향하지 않는 샤이 보수층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끌어당기느냐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밑바닥 민심’과 ‘여론조사’는 다르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상파 방송 3사의 6.13 재보궐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해 “왜곡된 여론조사로 우리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게 하려고 방송사들이 난리”라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선대위 선거 중반 판세분석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그동안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았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하며 자유한국당으로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자유한국당의 숙제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그래야만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투표를 포기하게 된다면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샤이 보수, 즉 부동층을 끌어당기는 것에 사활을 걸었다.

ⓒ뉴시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뉴시스

샤이 홍준표는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전문가는 ‘샤이 보수’ 대신 ‘샤이 홍준표’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홍 대표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남은 지난해 대선 때 자신이 승리했던 곳이기에 자신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더 많아야 하는데 현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문 대통령 지지자의 절반밖에 안 된다면서 여론조사가 조작됐다고 항의했다. 이에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대선 당시 홍 대표에게 투표했음에도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거나 ‘모르겠다’고 거짓으로 답한 샤이 홍준표가 있으며, 이는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샤이 홍준표’가 이번 지선에서 과연 투표장에 갈 것인가와 투표장에 가서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 현상은 자유한국당에게 결코 유리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른바 샤이 보수에게 투표를 포기하게 하거나 투표장에 가더라도 민주당 소속 후보를 선택하게 하기 위해 대세론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 이춘석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수도권·대구·경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판세분석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이 열세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기초단체장은 이기는 곳도 있다”면서 “국회의원 재보선과 광역단체장은 저희가 갖고 있는 의석보다 더 많이 확보할 것 같다. 기초단체장도 100석 이상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지역 25개 구청장의 경우에는 싹쓸이를 언급했다. 이는 그만큼 샤이 보수층에게 투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게 하거나 투표장에 가더라도 대세론에 따라서 민주당 소속 후보들에게 투표하라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핵심은 투표장

결국 부동층이 지선 투표 당일 투표장으로 가느냐와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가가 이번 지선에서 가장 중요한 승패의 변곡점이다. 다만 지방선거 이슈가 아닌 빅이슈가 계속 연달아 나오면서 지방선거 투표율이 다소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12일 북미정상회담, 14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 등이 있기 때문에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부동층이 과연 지방선거에 집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선이나 총선보다 낮게 나온다.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번에는 대형 이슈가 계속 제기되면서 지방이슈가 상당히 묻혀, 후보들도 인물론보다는 중앙 이슈를 갖고 선거유세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지선 투표율이 낮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이 낮게 나온다면 부동층 역시 투표장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이 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