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적자 지속…부채비율 4년새 781%로 급상승
‘뿔난’' 가맹점주, 품절 사태 지속에 본사 항의

스킨푸드 CI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카피로 돌풍을 일으켰던 브랜드숍 1세대 ‘스킨푸드’가 4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기 제품의 공급이 제때 되지 못해 스킨푸드 폐업설까지 도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제품 공급이 지연되거나 품절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빗발치는 항의를 받고 있다. 이들 제품들 중 ODM업체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제품은 재공급이 불투명하고 이를 대체할 신제품 개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품절사태의 원인은 4년째 지속된 적자로 인한 경영난이라는 지적이다.

또 스킨푸드에 제품을 공급하는 OEM·ODM업체 아이피어리스가 스킨푸드 제품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마트의 PB상품을 개발해 납품하기로 하자 제품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가맹점주들의 불만도 폭발했다.

매출 하락에 4년 연속 적자…폐업설 돌기도

몇 년 전부터 악화된 매출과 수익성은 스킨푸드로 하여금 존속 능력을 의심받게 만들고 있다. 지난 4년간 적자를 지속한 스킨푸드는 지난해 매출 1267억원, 영업손실 97억원, 당기순손실 109억원을 기록했다. 

또 유동부채가 368억원으로 유동자산 199억원에 비해 169억원이나 많아 스킨푸드를 감사했던 안세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18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미샤, 더페이스샵과 함께 브랜드숍 3대장에 올랐던 스킨푸드는 한국 화장품산업의 호황과 별개로 신규 경쟁업체들한테도 밀리면서 지난 2014년 매출 1519억원, 당기순손실 65억원을 기록, 저성장과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15년 1640억원으로 매출을 다소 끌어올렸으나 무려 206억원이라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이후 2016년 1690억원 매출에 71억원 당기순손실, 2017년 1269억원 매출에 110억원이라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4년간 지속된 적자로 스킨푸드의 현금보유액도 빠르게 감소했다. 2014년 78억원에서 2015년 30억원, 2016년 41억원, 2017년 1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아울러 부채 비율도 빠르게 증가해 2014년 70%에서 지난해 781%로 급격히 상승, ‘폐업설’을 부채질 했다.

매출 하락뿐만 아니라 점포수도 3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킨푸드 지난 2016년 590개까지 증가했던 점포수가 지난해 580여 개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 3월 540개까지 줄었다. 

ⓒ스킨푸드 공식 온라인 쇼핑몰
ⓒ스킨푸드 공식 온라인 쇼핑몰

“팔 제품이 없다”…경영난이 이유?

스킨푸드의 ‘폐업설’이 확산됐던 가장 큰 원인은 매장에 제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은 품절 된 제품을 회사로부터 공급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사다가 판매하는 일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스킨푸드에 화장품을 공급하는 화장품 OEM·ODM업체 아이피어리스가 대형 마트의 PB상품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가맹점주들은 품절된 제품도 공급을 못하는 회사가 타 회사의 PB상품을 납품하겠다고 계약한 것이 이해가 가지가 않는다는 반응이다. 

스킨푸드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소통을 위한 자체 SNS에는 가맹점주들의 항의 게시글이 올라온 바 있다. 가맹점주들은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도 않고 여력도 안 되면서 노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물건을 공급하지 않아 가맹점이 망해가도 대책을 세워주지 않고 있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또 제품 부족 사태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킨푸드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도 다수 제품이 품절 상태로 나타났다.

화장품 업계는 이번 스킨푸드의 제품 공급 차질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4년째 지속된 적자로 인한 경영난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어 당분간 품절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킨푸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 취재진과 만나 “원부자재 수급, 생산, 재고 관리, 유통 등 여러 단계가 톱니바퀴처럼 착착 돌아가야 하는데 다소 어긋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며 폐업설에 선을 그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기상품 중심으로 우선 생산해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유통 품목 등을 최적화 시키는 방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며 “회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변경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PB상품 납품 계약과 관련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피어리스의 매출 구조가 단순해 시장 환경에 따라 흔들림이 많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수익 창출 창구가 생긴다면 경영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ODM업체와의 계약 종료에 따른 제품 단종과 이를 대체 할 신제품 출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ODM업체의 제품은 다시 생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한 신제품을 기획 중에 있다”면서 “하지만 서두른다고 신제품을 바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다소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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