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반 전국정당에서 선출된 TK 출신 당 대표
여성 최초 집권여당 대표, 2차례 선거 승리 이끌어
2년 임기 채운 최초의 당 대표 타이틀 남아
여성 총리 vs. 대권 도전, 앞으로의 행보는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5일 전당대회를 마지막으로 당 대표직에서 내려온다. 추 대표에게 붙는 타이틀이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여성 최초의 집권여당 대표였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TK 출신이 민주당 대표가 됐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2년 동안 쫓겨나지 않고 무사히 임기를 마쳤다는 점이다. 그밖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오늘날 민주당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5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2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추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장 뭉클했던 기억은 촛불혁명과 정권교체”라고 회고했다. 지난 2016년 8월 27일 당 대표로 선출된 추 대표는 그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그다음해인 2017년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대통령에 앉히기도 했으며,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TK 출신 첫 민주당 대표

지난 2년간 추 대표는 많은 타이틀을 얻었다. 우선 TK 출신 민주당 대표라는 점이 첫 번째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전국정당에서 대구 출신 정치인이 당 대표가 된 사례는 추 대표가 처음이다. 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전국정당으로, 호남 당원들이 상당히 많았다. 때문에 대구 출신인 추 대표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이후 친문 지지층이 대거 당원 가입을 하면서 호남 정당에서 다소 탈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추 대표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아졌다. 또한 그동안 개혁적인 이미지를 계속해서 보여줬고, 그동안 민주당을 위해 헌신해왔던 점이 감안되면서 대구 출신 정치인인 추 대표가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다.

여성 최초의 집권여당 대표

추 대표의 또 다른 타이틀은 ‘여성 최초 집권여당 대표’라는 것이다. 추 대표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직면했다. 그해 8월부터 계속해서 국정농단의 단초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고, 10월말, 이른바 JTBC 태블릿PC 보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때 야당 당 대표로서 촛불집회와 함께 탄핵안 가결을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당시 추 대표는 군의 계엄 움직임이 있다는 말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기무사가 탄핵 정국 당시 계엄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 대표의 발언은 진실로 밝혀졌다. 탄핵안 정국 속에서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려고 하면서 상당히 많은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그다음해인 5월 대선을 치르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2달 만에 치러진 대선에서 추 대표는 빠듯한 시간 속에서도 무난하게 대선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다른 정당에 비해 계파 갈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을 치렀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추 대표는 여성 최초의 집권여당 대표가 됐다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016년 12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당 탄핵 촛불행동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016년 12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당 탄핵 촛불행동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2년 임기를 다 채운 당 대표, 하지만

추 대표의 또 다른 타이틀은 ‘2년 임기 채운 당 대표’다. 사실 정당 대표라는 직책은 ‘파리 목숨’과도 같다.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추 대표의 임기 동안 2차례의 큰 선거가 있었다. 지난해 대선과 올해 6.13 지방선거다. 이 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추 대표는 당 대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고, 2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이는 다른 야당들이 휘청거릴 때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추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특별하게 당을 잘 운영한 것이 아니라 ‘시기’가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당 대표가 되자마자 탄핵 정국에 휩싸였고, 이듬해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민주당도 함께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즉, 민주당이 특별히 잘해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 미투 운동이 본격화될 때, 집권여당으로서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아울러 이재명 경기지사의 논란이 불거질 때에도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최근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집권여당으로서 민생해결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앞으로 행보는

추 대표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것이 입각설이다. 이낙연 총리가 퇴임해야 할 상황이 오게 된다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추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여성이라는 점과 함께 집권여당 대표를 역임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총리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하나는 대권 도전이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타이틀은 대권 도전의 밑바탕이 되기는 충분하다. 앞으로 대권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친문 지지층을 중심으로 해서 추 대표를 대권 후보로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추 대표 본인은 당분간 쉬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마도 곧 정치 일선에서 다시 뛰어야 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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