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주요 수익원, 제주삼다수 위탁판매
노동자 사고 이후 입장표명 없어, 책임론 부상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광동제약 제공)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사진=광동제약 제공)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최근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에서 30대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부회장) 태도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제주삼다수 제조사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부개발공사)는 오경수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고 공장은 안전대책이 나올 때 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를 위탁판매해온 기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주삼다수 위탁판매자인 광동제약 또한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광동제약은 아직까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광동제약이 제품 생산 주체가 아닌 만큼 과한 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광동제약이 삼다수를 통해 수익을 거둬온 것만큼은 분명하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제주개발공사와 제주삼다수 소매용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제주개발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제외한 유통을 광동제약이 오는 2021년까지 맞기로 한 것이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부회장)은 지난해 제주삼다수 위탁판매 계약 체결을 마치고 “제주삼다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힘쓰겠다”며 “그동안 양사의 협력시스템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7년간 제주삼다수를 위탁 판매해왔다. 지난해 계약으로 앞으로 3년, 연장에 합의하면 1년 더 총 4년간 더 제주삼다수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제주삼다수는 광동제약으로서는 놓치기 힘든 수익원이다. 삼다수는 시장 조사 업체 닐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나해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1위 브랜드다.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음료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온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삼다수 판권계약을 맺으면서 음료시장 강자로 떠올랐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위탁판매로 지난 2016년에는 1837억원, 2017년에는 19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총매출 1조1400억원 중 16%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높은 음료시장 매출 비중으로 ‘무늬만 제약회사’라는 비아냥거림에도 삼다수 계약을 놓지 못했던 이유다.

최근까지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가정 배송 전용 모바일 앱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사고 이후 광동제약의 제주삼다수에 대한 언급은 크게 줄었다. 특히 삼다수 사고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가 생산물량 확보하기 위한 공장 확충 등으로 무리한 작업 환경이 사고의 원인 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광동제약도 이번 사고와 아예 무관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이에 제조사가 아닌 만큼 이번 사고와 관련해 법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수한 관계인만큼 도의적 유감 표명 정도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투데이신문>이 광동제약 측에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결국 제주삼다수 노동자 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도덕적 책임론 뿐 아니라 이번 사고로 인해 광동제약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인한 공급차질이 우려된다. 제주개발공사 측은 한 달가량 현재 재고 물량이 남아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장 가동이 언제 재개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당장의 공급차질 보다도 삼다수 브랜드 이미지 타격에 따른 파장도 무시 못 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주가 또한 비록 하락추세이긴 했지만 사고가 발생한 20일 이후 급락세를 이어갔다. 10월 19일 6300원대 이상을 유지하던 주가는 20일 이후 급락세를 보이더니 최근 5510원대까지 떨어졌다.

최성원 부회장으로서는 삼다수 사고 외에도 연이은 악재로 고민이 깊다. ‘물장사’라는 오명에 제약 R&D 등을 확대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올해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73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2% 늘었지만 영엽이익은 4.6% 감소했다.

업계 평가도 긍정적이진 않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지난 8월 상반기 실적공개 이후 매출성장 정체와 원가구조 개선 부재 등으로 중단기적인 투자매력이 감소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12일 청업주 셋째 사위인 이 모 씨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 투신한 사건은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있다. 이 모 씨는 지난 2013년부터 특정 광고대행사에 일감을 주고 10억원 상당의 상품권과 현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다. 사고자가 오너일가인데다가 광동제약 업무와도 무관치 않았던 사건이었던 만큼 여전히 당시 사고에 대한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성원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최수부 회장의 외아들로 지난 2013년 최수부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이후 광동제약을 이끌고 있다.

한편, 관련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저녁 교대조 조장인 김모(35) 씨가 작업 중 몸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