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임원, 클라우드협회에 퇴직자 채용청탁 의혹
부사장급 KT 인사만 잇따라 협회장으로 선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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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KT의 임원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수사관)의 비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KT 소속으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A상무보가 자사의 퇴직자를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 채용시키기 위해 김 수사관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청와대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김 수사관의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배당할 것을 지시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앞서 청와대는 19일 김 수사관이 수사 중인 상황에서도 허위 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배포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 수사관은 특히 KT가 넘긴 제보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보 받은 공무원 비위 내용을 토대로 공공기관을 우회적으로 협박, 5급 채용에 지원했다는 혐의다.

KT의 A상무보는 이 과정에서 지난해 김 수사관과 골프를 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의 비위를 제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상무보가 제보한 내용은 과기정통부 공무원 B씨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의 인사와 재정에 부당하게 관여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A상무보가 KT의 퇴직자를 해당 협회에 취직시키는 데에 방해가 되는 공무원 B씨를 내치기 위해 비위를 제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사기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A상무보는 이날 검찰에 소환됐다.

이 같은 의혹은 KT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의 밀접한 관계가 알려지면서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올해 취임한 6대 협회장을 비롯해 5대, 4대, 3대 협회장까지 모두 KT의 임원급 인사가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의 6대 회장은 박윤영 KT 부사장이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올해 4월 경 취임했으며 현재 KT 기업사업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다.

앞서 5대 협회장을 역임한 이문환 전 회장도 부사장급의 KT 기업사업부문장이었으며 3대와 4대 협회장을 맡은 송희경 전 회장도 당시 기업IT사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 KT는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의 회장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품질인증제도 및 표준화포럼 등을 운영하는 민간법인으로 상근 직원은 부회장을 포함해 9명이다.

국내 유력 IT기업 124개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부회장사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이노그리드, 더존비즈온, 한글과 컴퓨터, 티맥스오에스 등이다. 이밖에도 SK C&C가 이사사로 등재돼 있고 삼성SDS, SK텔레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회원사로 함께하고 있다.

이처럼 유력 회원사들이 포진한 기관에서 KT의 임원만 수차례 회장을 돌아가며 맡고 있으니 사실상 협회가 KT의 관리 아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KT와 협회 측은 이와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KT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언급된 시기) 이후에 협회로 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차원에서 퇴직 직원의 협회 채용까지 관여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돼는 이야기”라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관계자 역시 “상근 직원 중에 KT 출신은 한 명도 없다”라며 채용과 재정에 대한 외부의 간섭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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