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원사 대표, 회장선출 담보로 후보자에 각서제출 요구 의혹
후보자 도덕성 논란도 불거져, 직장 내 갑질‧독단적 경영 등 제보

ⓒ뉴시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정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일부 위원이 회장 선출의 대가로 후보자에게 각서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3명으로 압축된 후보 중에는 과거 독단적 경영, 직장 갑질 등에 대한 외부증언이 나온 인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선거 분위기가 침체되는 모습이다.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저축은행중앙회지부에 따르면 회추위에 포함된 일부 저축은행 대표가 회장 선출을 담보로 후보자에게 중앙회 임직원 연봉 삭감, 인사 관여 권한 등을 각서 형태로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는 또 현 이순우 회장도 과거 취임 당시 비슷한 내용의 각서 또는 구두확약을 요구받았다는 추가 의혹을 언급하며 일부 회원사의 이 같은 요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중앙회의 역할과 기능을 무력화 시키려는 횡포로 규정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노조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회추위의 구성은 회원사 대표들, 전문이사, 전현임 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되는데 제보 받은 바로는 위원회가 열린 자리에서 이 같은 각서 요구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회추위 내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구성 자체가 잘 못된 것으로 보인다. 형평성은 이미 훼손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중앙회장 선출 총회를 즉각 유예하고 문제가 된 위원들을 교체하는 등 회추위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는 지난 10일 7명의 입후보자가 신청 서류를 접수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회추위는 이중 3명을 인터뷰 대상자로 압축했다.

현재 회추위의 인터뷰를 앞두고 있는 후보자는 ▲한국투자저축은행 남영우 전 대표 ▲한국증권금융 박재식 전 사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이다.

회추위는 이중 최종 후보자를 결정해 추천할 예정이며 선임 결정은 21일 회원사 총회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부당한 각서요구에 따른 공정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총회 날짜는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이밖에도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후보자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함께 거론되고 있다.

앞서 노조는 15일 관련 성명을 내고 “전문성을 갖춘 후보자라 할지라도 기본적 소양과 도덕적 흠결이 제보되는 후보는 스스로 사퇴하거나 회추위가 최종 후보자에서 제외하는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일부 후보에게서 과거 독단적 경영과 직장 갑질, 도덕적 흠결 등 온갖 의혹이 제보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구들이 반영되지 못한다면 투쟁으로 맞서 나갈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사측과 회추위가 짊어져야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후보자가) 기존에 있던 기관에서 직원들에 대한 태도, 도덕적인 문제 등 상세한 내용들이 제보된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인물이 도덕성 논란의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노조는 “특정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현재로서는 회추위의 회의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에서는 (여러 의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중앙회에서는 확인이 안 돼 공식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회 연기 요구 등에 대한 얘기는 아직까지 없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회추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겠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