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산청샘물 등 공시 누락…“금감원 점검 후 정정공시”
SC펀더멘털, 배당확대‧신임감사선임 등 요구하며 주주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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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최재호 회장 ⓒ무학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주류기업 무학이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경영견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특수관계인 공시가 누락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입지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무학은 연이은 매출 하락과 최재호 회장 높은 연봉 등 오너쉽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어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학은 21일 지난 수년간 특수관계인 공시가 일부 누락됐음을 최근 확인하고 금융감독원에 전달, 정정 공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누락한 기업들은 지리산산청샘물, 좋은데이나눔재단, 화이트플러스, 엔팩, 토카스인베스트 등으로 오너일가와 무학의 영향아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관계인이란 일반적으로 오너와 친인척관계에 있는 사람을 말하며 이들이 출자하고 있는 법인 등을 포함한다.

무학 관계자는 “금감원에 공시 누락 사실을 전달 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협의하는 중”이라며 “금감원 사실관계 확인 후 정정신고 공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지를 못했던 부분도 있고 공시서식을 잘못 이해한 점도 있다. 거론된 법인 모두 특수관계인에 포함 시키는 게 맞는 걸로 확인을 했고 조정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특수관계인 공시에 누락된 기업들 중 지리산산청샘물은 무학의 지분 2.92%를 보유하고 있다. 지리산산청샘물의 지배기업은 50%의 지분을 보유한 무학주류상사이며 무학 역시 16.29%의 지분을 갖고 ‘중대한 영향력 행사 회사’로 기재돼있다. 

특히 무학주류상사는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가족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외부감사 대상이 아니라 기업공개는 되고 있지 않지만 무학의 주요 그룹사인 지리산산청샘물의 지분 절반을 갖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곳으로 보인다. 

좋은데이나눔재단 역시 무학이 100% 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최 회장이 이사장 자리에 있으며 그룹사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무학은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 SC펀더멘털로부터 배당금 인상, 감사 추가 선임 등의 경영압박을 받은 바 있다. 무학은 이후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동결하며 사실상 주주제안을 수용했지만 이번 특수관계인 공시 누락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후 감사선임과정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규 감사선임은 다음 달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SC펀더멘털의 요구는 우호적인 인사를 감사자리에 앉힘으로써 이사회에 진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무학의 3대 주주가 최근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민연금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무학의 지분 5.87%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단행한 한진칼과 남양유업의 지분도 각각 6.7%, 5.71% 수준이다. 

무학은 올해 배당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매출하락이 이어지면 동결을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무학의 매출은 2017년 2505억원에서 2018년 1937억원으로 567억원이 감소, 22.7%의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 기준 각각 -149억원, -26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반면 최 회장의 연봉은 한 때 30억원을 넘어서는 등 업계 최고를 기록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대상으로 무학을 지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학은 연이은 실적 하락에 대해 “주류매출액 감소와 수도권 공략 및 경쟁심화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다”라며 “주류무분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총 영업이익도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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