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베스트투증 대주주 연결고리, 정점에는 LS구자열 회장
김원규 대표, 류병희 부사장 등 주요직책 범LG가 인물로 채워져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LS그룹이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확보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사실상 계열사처럼 거느리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 연결고리를 쫓아 올라가면 LS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양측은 모두 관계성을 부정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는 지앤에이사모투자전문회사로 84.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앤에이사모투자는 2008년 인수 당시 72.59%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금의 수준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지앤에이사모투자의 지분을 살펴보면 LS의 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98.81%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업무집행자, 즉 실질적인 경영인으로 등록된 지앤에이프라이빗에쿼티의 지분은 1.19 %에 불과하다. 사실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네트웍스의 자본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한발 더 들어가보면 LS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81.79%의 지분을 보유한 E1으로 확인된다. E1은 LS네트웍스와 마찬가지로 LS의 계열사다. E1의 대표는 구자열 회장의 동생 구자용 회장이 맡고 있다. 그리고 E1의 최대주주는 LS그룹 구자열 회장이다. 그는 이 회사의 지분 15.7%를 갖고 있으며 형제들을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이 45.33%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현행법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다.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LS계열의 자본이 투입되긴 했지만 유한책임사원(LP)로 분류돼 경영 개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영은 오직, 무한책임사원(GP)으로 지분 1%를 보유한 지앤에이프라이빗에쿼티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 복잡한 지분구조의 정점에 LS그룹 오너일가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사실상 LS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는 계열사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시각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요인물들이 LS를 비롯한 범 LG계열의 인물들로 채워지면서 인사나 경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전선과 금속부분 등이 분리 독립해 출범한 기업집단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부임한 김원규 대표는 1985년부터 LG투자증권에 몸담았으며 이 회사의 후신인 우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 대표의 내정과 함께 부임이 결정된 류병희 부사장도 1987년 LG증권에 입사해 IB사업부 등을 거친 인물이다. 최근 새롭게 선임된 나윤택 사외이사도 LS자산운용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속적으로 LS그룹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 역할을 맡거나 인수단으로 참여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증권사는 계열사의 회사채 대표 주관사를 맡을 수 없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수차례 LS그룹의 회사채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지난해에만 해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의 부동산 개발사업회사인 LS아이앤디의 회사채 발행의 실무를 맡았으며, LS전선 회사채 발행의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 사이에는 11건의 회사채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LS나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들은 NH투자증권 등 다른 곳에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기기도 했다고 설명했지만, NH투자증권는 LG투자증권을 전신으로 하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김 대표 역시 오랜 기간 몸담았던 곳인 만큼 상관관계를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LS나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들은 양측간 경영 및 인사 간섭은 없다는 설명을 일관되게 내놓는다. 

LS그룹과 네트웍스 관계자는 “경영 및 인사에는 전혀 관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모든 경영은 G&A가 일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LS그룹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동안은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대응하지 않았는데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저희는 LS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경영참여 등은 전무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며 “현 대표께서도 LS그룹 회장과는 잘 모르는 사이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GP와 LP는 단지 지분으로만 움직이는 관계가 아니다. GP인 지앤에이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자를 모집해 진행을 한 거고 LP인 LS는 여기에 참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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