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양지은 인턴기자】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한국의 문화예술 단체가 주최하는 국제적 미술행사인 ‘GAF 2019 글로벌아트페어 싱가포르’에서 남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세종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관하고, 글로벌 아트페어 싱가포르 조직위원회(대회장 권영걸, 전 계원예술대학교 총장)가 주최하는 행사 ‘GAF 2019 글로벌아트페어 싱가포르’는 한국, 싱가포르, 중국 ,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러시아, 프랑스, 스위스 등 총 10여 개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미술축제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이 행사에서 작가 홍보대사를 맡은 낸시랭은 ‘스칼렛(Scarlet)’이라는 제목으로 예술가로서의 퍼모먼스를 처음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여성성을 상징하는 화려한 플라워 꽃그림과 작가의 시그니처인 터부요기니(Taboo Yogini)가 믹스된 커다란 캔버스 작품을 바닥에 펼쳐 설치하고 그 가운데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등장했다. 강렬한 빨강색의 의상과 머리를 하고서 등장하는 낸시랭은 컬러별로 준비된 남성성을 상징하는 이미지의 펌핑되는 총을 이용한 아크릴 물감들을 뿌렸다. 액션 페인팅 아티스트 잭슨 폴록의 드리핑(dripping)기법에 영감을 받은 낸시랭은 펌핑건(pumping gun)기법을 사용해 마치 배설하듯 바닥에 놓여진 커다란 캔버스 작품 위에 컬러별로 자유롭게 아크릴 물감을 뿌린 후 관람객들도 캔버스에 같은 행위를 하며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작가와 관람객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진 이 작품은 퍼포먼스가 끝난 후 다시 전시된다.

낸시랭. 스칼렛(Scarlet).190x130cm.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및 펌핑건 기법. 2019.

 

최근 낸시랭은 사기 결혼과 극심한 가정폭행, 리벤지 포르노 협박 등을 겪으며 큰 상처를 받았다. 결혼에 실패한 ‘이혼녀’라는 낙인이 찍힌 그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여성’이라는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낸시랭 “이번 퍼포먼스 작품 ‘스칼렛(Scarlet)’을 통해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은 전세계 여자들의 상처, 삶에 대한 고충, 사회적 위치에 대한 물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히 관객들과 함께 캔퍼스 위에서 물감을 자유롭게 뿌리는 행위를 통해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각 나라의 문화적 인식의 차이,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칼렛(Scarlet)’은 채도가 매우 높은 밝은 레드계열의 색이라는 뜻과 ‘낙인’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낸시랭은 이번 작품에 자신에게 주홍글씨처럼 ‘스칼렛(Scarlet)’ 돼버린 아픈 경험을 투영해 전 세계 여성들이 받고 있는 불합리함을 유쾌하고 공격적인 몸짓으로 그 첫 질문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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