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 투자자, 키움증권 손배소 소송 제기
“허위내용으로 피해 ”VS “보고서 문제 없어”
보고서 셀프결제 의혹 등 신뢰도 회복 과제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키움증권의 코스닥 상장사 솔브레인 보고서를 둘러싼 증권사와 투자자 사이의 법정싸움이 본격화됐다. 논란의 중심에 선 키움증권의 경우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대외 신뢰도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솔브레인 투자자 30명은 지난 9일 키움증권의 솔브레인 담당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솔브레인 투자자 30명은 키움증권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 내용 때문에 큰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솔브레인 투자자들은 지난 1일 키움증권을 상대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 한 바 있다.

최근 증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이 솔브레인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촉발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솔브레인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시작되면서 국산 대체제로 주목,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가도 급등했다.

이런 와중에 키움증권은 지난달 19일 낸 보고서에 “솔브레인 주가는 일본의 수출 규제 항목인 불화수소(가스)의 국산화 기대감으로 46% 급등했지만, 해당 회사는 불화수소(액체)를 다루고 있어 이번 수출 규제 항목인 가스 불화수소(가스)와 큰 연관성이 없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을 제시했다.

이후 약 1시간 뒤 올라온 수정본에서는 해당 내용이 “불화수소는 가스와 액체의 두 종류가 존재하는데, 액체는 국산화가 일정부분 진행되고 있고, 가스는 여전히 외산 비중이 높은 상태다. 솔브레인은 불 화수소(액체)를 제조하는 업체로, 외산 비중이 높은 불화수소(가스)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내용으로 일부 변경됐다.

문제는 보고서가 발간된 뒤 열린 증권시장에서 솔브레인의 주가는 장중 12.6%까지 급락했다.

이에 솔브레인 투자자들은 키움증권 보고서 내용이 잘못됐고, 그 결과 주가가 급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솔브레인 투자자를 대리하고 있는 박신호 법무법인 해냄 변호사는 “키움증권 리포트는 액체 불화수소가 일본의 규제 대상이 아닌 것처럼 기재하고 있지만 솔브레인이 취급하는 불산은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키움증권 리포트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키움증권 리포트가 나온 당일 솔브레인의 수정요청에 따라 수정본을 내고도, 이를 언론 등에 제대로 알리지 않아 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키움증권 측은 보고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보고서 주요 내용은 에칭가스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솔브레인이 액체 불화수소에 주력하고 있어 과도하게 급등한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며 “액체 불화수소가 일본 규제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을 담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리포트 수정은 솔브레인 측에서 투자자 이해를 위해 리포트에 대한 부연 설명 요청을 해와 관련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브레인 투자자 측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내부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사태가 소송전으로 확전되면서 진위와 잘잘못은 재판부에서 판가름 나게됐다.

솔브레인 보고서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송단 측은 키움증권과 공매도 세력 간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의 해당 리포트가 나오기 전 한국거래소는 솔브레인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솔브레인 관련 보고서가 낸 시점과 공매도가 일었던 시점이 가깝운 것을 두고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나아가 이번 사태가 야기된 배경으로 허술한 보고서 발간 시스템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고서가 애널리스트 작성 이후 컴플라이언스와 리서치센터장 결재 과정을 거쳐 발간돼야한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의 경우 애널리스트가 컴플라이언스와 리서치헨터장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직접 결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상 과거 증권사 관행을 답습, 허술한 증권사 내부관리가 이번 보고서 사태를 불렀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도 키움증권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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