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회장 일가, 주식 장사·납품 특혜 의혹 불거져
반복된 비리 의혹, 대주주 중기중앙회 영향력 여전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뉴시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작년 기부금유용 의혹 등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홈앤쇼핑이 올해도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와 얽힌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논란의 출발점이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이라는 점에서 홈앤쇼핑과 중기중앙회의 오랜 악연이 주목받고 있다.

홈앤쇼핑은 새해 벽두부터 김 회장 일가의 주식보유 배경과 친인척 업체의 납품 중개 참여 문제로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주식에 사업까지’ 김기문 회장 일가 특혜 논란 확산

논란은 지난 6일 한국일보가 소액주주 명단을 확보, 김 회장 일가의 홈앤쇼핑 주식 보유 현황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따르면 김 회장 일가는 홈앤쇼핑 주식 13만5000주(0.6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김 회장 본인이 2만주, 제이에스티나 법인 8만주, 부인 최모씨가 2만주, 큰 딸이 1만5000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홈앤쇼핑 주식은 현재 장외주식 가격이 주당 2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0년 주주 모집 당시 주당 액면가가 5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미 4배 정도 오른 셈이다. 소액주주들은 홈앤쇼핑이 상장되면 적어도 주당 5만원은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은 지난해 중앙회 회장 선거 당시 ‘홈앤쇼핑 상장 실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상장 공약이 가족의 주식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회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합법적인 주식취득이며, 가족의 주식취득 역시 장외에서 매입한 것으로 합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홈앤쇼핑과 중기중앙회는 하루 만에 김 회장과 관련해 또다시 해명에 나서야했다. 김 회장의 매형 A씨가 운영하는 회사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홈앤쇼핑 중간유통사업(벤더)애 참여해 연 100억원대 매출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교롭게 김 회장은 2012년 당시에도 중기중앙회 회장을 재임하면서 초대 홈앤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A씨 회사의 매출은 김 회장이 홈앤쇼핑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급감했다 지난해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장에 다시 당선되면서 매출이 회복됐다는 점도 의혹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에 중기중앙회 측은 또 다시 해명자료를 내고 “거래조건에서 특혜를 부여한 사실이 없다”며 “철저하게 효율에 따라 방송편성을 하는 홈쇼핑의 특성상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반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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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중기중앙회 우월적 지위, 반복된 비리

김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3~4대 중앙회장을 연임한데 이어 지난해 26대 회장으로 선출돼 다시 중기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의 홈앤쇼핑 관련 비리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홈앤쇼핑이 김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에 차움병원 고급 회원권을 넘긴 사실이 지난 2018년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 김 회장이 3년간 홈앤쇼핑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26억7000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 고액 급여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중소기업중앙회 또는 김기문 회장과 홈앤쇼핑의 반복된 잡음이 두 기관간의 우월적 관계와 영향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김 회장 재임 시 개국한 홈앤쇼핑은 중기중앙회 32.83%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개국 당시 김 회장이 홈앤쇼핑 대표이사도 역임하면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홈앤쇼핑이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곤 하지만 중기중앙회가 여전히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알려진 중기중앙회 주관의 중소기업 대표 친선모임에 홈앤쇼핑이 사회공헌기금 명목으로 지난해 5억원 가량 사용한 것도 중기중앙회 영향력을 보여준 것 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회장에 이어 홈앤쇼핑을 이끌었던 강남훈 전 대표는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공개채용을 진행하며 중앙회 임원 자녀 등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김 회장에 이어 홈앤쇼핑을 이끌었던 강남훈 전 대표도 중기중앙회 비서실장 출신이다.

홈앤쇼핑 인사에 여전히 김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회장이 지난해 중기중앙회로 돌아온 첫 회 홈앤쇼핑 이사진을 꾸리는 과정에서 김 회장의 측근 경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홈앤쇼핑의 일부 소액주주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최종삼 대표와 박인봉 기타비상무이사, 유영호 상근감사 등의 해임과 김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해철 전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김기문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당시 김 회장 측근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주총 결과 최 대표 해임안이 부결되고 백 전 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불발되면서 일단락 된 듯 했다. 하지만 이후 홈앤쇼핑 기부금유용 의혹 등으로 최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났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대표이사 자리를 비워둔 체 최상명 우석대 교수를 비상경영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홈앤쇼핑의 대표 공석 상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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