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블라 매장 전경 ⓒGS리테일
랄라블라 매장 전경 ⓒGS리테일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편의점 프랜차이즈 양대 산맥 GS25와 CU가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최근 CU가 ‘펭수’ 이미지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공개 저격한 데 이어 특허침해 공방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여기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 점포의 CU 편의점 상권 침해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갈등 양상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펭수 이미지를 무단도용한 CU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린 GS25 ⓒGS25 트위터 캡처
펭수 이미지를 무단도용한 CU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린 GS25 ⓒGS25 트위터 캡처

‘펭수’ 쓰려면 허락 받아…GS25, CU 저격 논란

GS25와 CU의 신경전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GS25가 CU의 EBS 인기 캐릭터 ‘펭수’ 사진 무단 도용 문제를 사실상 공개 저격한 것이다.

지난 13일 CU는 공식 트위터에 펭수 뒷모습으로 추정되는 이미지와 함께 “펭-하(펭수 하이), 맛있는 것은 함께 나눠 먹어야 제 맛. 포켓 CU에서 13일부터 한정 예약판매하겠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글에 대해 EBS 공식 계정은 “본 게시물은 지적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라며 캐릭터가 무단 도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GS25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CU가 펭수를 무단 도용했다’는 기사 내용과 함께 “펭수와 함께 하고 싶다면 펭수 허락을 받아야게쬬?”라는 글을 올렸다. GS25는 “문의가 많아 GS25는 EBS와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점 안내드린다”는 말을 덧붙였다.

곧바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GS25가 사실상 경쟁사인 CU를 저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CU 관계자는 “펭수와의 저작권계약이 완료된 동원참치 측의 상품을 예약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며 “동원참치 측과의 소통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지만 EBS 측의 문제제기에 즉각 해당 글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GS25 관계자는 “저격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우리는 사실 전달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GS25 ‘나만의 냉장고’ 서비스 안내 ⓒGS25 홈페이지 캡처
GS25 ‘나만의 냉장고’ 서비스 안내 ⓒGS25 홈페이지 캡처

GS25 ‘나만의 냉장고’ 특허분쟁은 여전히 진행중 

이른바 ‘펭수’ 저격사건으로 주목 받고 있는 양사는 특허권을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CU가 오는 2월 6일부터 자사 앱을 통해 행사 증정품 보관이 가능한 ‘키핑쿠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GS25와의 특허 분쟁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서비스가 GS25가 최초 개발한 ‘나만의 냉장고’ 앱의 증정품 보관 기능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만의 냉장고’ 앱의 보관 기능은 GS25의 특허권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CU가 2018년 특허 심판을 청구한 결과, 지난해 10월 말 GS25의 특허 일부가 발명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받아 냈다. 

이에 CU는 오는 2월 6일 키핑쿠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지만 실제 출시가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GS25가 지난해 11월 말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항소했고, 이에 대한 심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CU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받았기에 변동 없이 출시 예정이다”라고 했으며, GS25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특허심판원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CU 옆 변종 편의점? 랄라블라 상권침해 논란

최근 변종편의점 논란이 일고 있는 GS리테일의 H&B스토어 ‘랄라블라’ 상권 침해 갈등에도 CU가 등장한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 우장산역점이 지난해 10월 말부터 CU 바로 옆에 위치한 매장에서 신선식품 등을 팔면서 변종편의점이라는 지적과 함께 상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랄라블라가 H&B스토어의 주력 상품인 화장품과 일반의약품 외에 신선식품인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도시락 뿐 아니라 맥주까지 팔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랄라블라 바로 옆 매장이 편의점 CU였다는 것. 해당 CU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는 즉석식품 폐기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하며 피해를 호소했다.  

랄라블라 일부 매장의 이 같은 판매 형태는 변종 편의점 논란으로 번졌다. 일각에서는 엄연히 다른 업종임에도 편의점과 유사한 판매 품목을 팔아 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GS25 관계자는 “해당 품목들은 수입도출을 위한 것보다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공된 것이며 상권 침해라기에는 일부 매장의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여러 의견을 수렴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일련의 마찰과 관련해 일단 양사는 별다른 갈등이 없다는 입장이다. GS25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특별한 갈등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CU 관계자도 “갈등관계로 말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점포수 차이 79개편의점 업계 선두 각축전 불붙나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찰이 치열해진 편의점 경쟁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 수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두 브랜드가 업계 1위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지난 13일 GS25는 공격적인 입찰을 통해 서울 지하철 7호선 역사 내 점포 40곳에 대한 운영권을 따냈다. GS25는 최저 입찰가보다 약 30%나 높은 수준인 275억원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최종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GS25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점포 1만3899개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CU(1만3820개)를 제치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점포수를 제외한 매출과 영업이익, 점포당 매출 부문에서는 1위를 고수해온 GS25가 지난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전 부문에서 업계 선두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월 50개 수준의 점포 증가세를 보여 왔던 GS25는 지난해 11월에만 200곳 이상 점포를 늘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사의 점포수 차이는 79개로, 아직까지 그 차이가 미미한 만큼 양 브랜드 간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6월에 매물로 나올 해군 매점(PX) 260곳에 대한 사업권 입찰과 재계약 점포들이 남아 있는 상태라 편의점 업계 선두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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