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디에 올라온 혁신개념 에센스 프로젝트 ⓒ크ㅏㄴ
크라우디에 올라온 혁신개념 에센스 프로젝트 ⓒ사이트 캡처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유명 브랜드 A사의 8만원대 에센스와 완전히 같은 성분이라며 1만원대에 동일 제조사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의 등장으로 화장품 가격 뻥튀기 논란이 불거졌다. 제조사 측에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초저가 제품을 내놓은 판매사는 동일 성분이라고 맞불을 놓으며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한편 A사는 제조사 공문게시 외에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  

16일 소셜크라우드 펀딩사이트 ‘크라우디’에 따르면 명문스터디가 운영하는 브랜드 ‘혁신개념’ 에센스와 경쟁 브랜드인 A사가 일부 상호 모순되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제조사가 크라우드펀딩 물량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해당 에센스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상호 모순되는 주장이란 두 제품의 동일성분 등의 여부를 말한다.

크라우디는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발표하며, “최초에 받았던 명문스터디와 제조사 이시스코스메틱 간의 계약서에서는 물량 생산에 차질이 생길 소지가 없어보였으나, 모순된 주장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객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크라우디에서는 A사와 제조사 및 전성분이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초저가 브랜드 혁신개념의 에센스 프로젝트가 게재됐다.

가격거품 없앴다는 혁신개념…A사 대표 법적대응 예고 

이번 논란의 시작은 혁신개념 측이 1만3900원짜리 ‘광채에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8만9000원에 판매되는 A브랜드의 에센스와 동일 제조사에서, 성분 또한 100% 동일하게 생산된다’고 홍보하면서부터다.

15일까지 모금을 목표로 한 해당 프로젝트에서 혁신개념은 “거품 가득한 화장품 업계를 혁신하고 화장품 생산 원가를 공개한다”며 “일반 에센스 원가의 2.5~3.5배의 고가 에센스를 단 5% 마진 초박리다매로 판매하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A브랜드 에센스와 동일 공장에서 똑같이 생산된 동일 내용물의 제품이므로 자세한 사항은 해당 상품 설명과 후기를 참고해 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혁신개념은 프로젝트 내에서 A사의 상호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흡사한 용기 모양과 유사한 성분, 제조사 공개로 인해 업체 특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혁신개념 에센스 주장의 진위여부를 묻는 온라인 커뮤니티 ‘파우더룸’ 게시글 ⓒ사이트 캡처 

이 같은 소식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주장의 진위여부를 유추하는 의견이 쏟아지며 A사의 지나친 가격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제조사와 성분이 모두 같다면 가격차이가 6배 이상 나는 것은 거품이라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 ‘파우더룸’에는 지난 6일 ‘A사 에센스 짭 사기일까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에 “거품이 많다고 알려줘도 본인들이 좋다고 사니깐 어쩌겠어요, 걍 호구일 뿐”, “사기가 아니라 진짜라면 저 브랜드꺼 사는 게 이득 아닌가요?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한데 결국 거품이라는 소리인데 말이죠”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해당 글에는 자신을 A사 대표라고 소개하는 한 누리꾼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누리꾼은 “중국산 원료로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으나 프랑스 수입산 원료를 쓰면서 저 가격에 당연히 나올수도 없습니다”라며 “중국용기(에) 제조사도 가짜로 박아 판매하는 것 같은데 월요일 바로 소송 들어갑니다, 가짜 쓰시고 속지마세요!!!!!”라는 댓글을 게시했다.

A사의 유통 채널에 제조사가 보낸 반박 공문 ⓒA사 홈페이지 캡처

허위광고 지적하는 제조사 공문 발표되자 혁신개념도 반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격부풀리기 논란이 확산되자 제조사인 이시스코스메틱은 지난 10일 A사와 해당 제품의 유통 채널에 반박 공문을 발송했다. 명문스터디의 혁신개념 에센스가 A사 제품과 동일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시스코스메틱은 “명문스터디와 물품공급계약을 맺은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이는 해외 수출용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국내유통용이 아니었다”라며 “따라서 이는 기망에 의한 계약이기에 명문스터디의 제품을 크라우디 펀딩에 납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제품은 A사와 체결한 독점유통계약이고 명문스터디에 제공하기로 한 제품은 그와 상이한 제품이다”라며 “단가 높은 수입원료의 사용으로 명문스터디가 주장하는 원가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문스터디는 허위의 사실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A사 또한 해당 공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고객에게 혼란을 겪지 말라고 안내하는 등 혁신개념이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갈음했다.

이에 다음날 크라우디는 고객 피해를 방지하겠다며 모금액 1762만1800원을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종료시켰다.

반면 명문스터디는 같은 날 반박문을 게재하며 제조사에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크라우디에 게재된 명문스터디의 반박문 ⓒ사이트 캡처

반박문에서 명문스터디는 “이시스코스메틱이 먼저 A사 제품과 100% 동일한 제품으로 만들어준다고 적극적으로 제안해 이뤄진 계약이고, 계약서 및 각종 메시지 등 이를 증빙할 자료도 있다”라며 “혁신적 사업방법이기에 업계반발을 예상했으나 사업을 제안한 제조사에서 뒤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해외수출용으로만 계약했다는 제조사의 주장에는 “제조사와 혁신개념의 계약은 제품공급계약으로, 계약서 어디에도 해외용이라는 문구는 없다”라며 “명문스터디는 분명하게 해외용 브랜드와 국내용 ‘혁신개념’ 브랜드를 동시에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단가 높은 수입 원료의 사용으로 원가를 맞출 수 없다는 제조사 주장에 대해서는 “혁신개념 에센스 출시 전에 명문스터디는 제조사가 임의로 20여개의 성분을 뺀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잡은 적이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제조사는 명문스터디 에센스의 전 성분을 다시 확인해 물품단가 일부를 인상조치했고, 이는 수입 원료까지 포함된 가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A사 에센스보다 4~5개월 전에 먼저 제조사에서 생산한 거의 유사한 제품이 B라는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기에 A사와의 독점유통계약이라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만약 제조사가 독점유통계약을 하고도 명문스터디와 똑같은 제품계약을 했다면 단순히 도덕적인 질타가 아닌 엄중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B라는 제품은 용기 모양과 핵심성분이 A사 제품과 거의 유사했고 제조사는 이시스코스메틱으로 확인됐다. 명문스터디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조사는 A사와 독점유통계약을 하고도 다른 업체들에 유사한 제품을 판매했기에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명문스터디는 “명문스터디가 허위 사실로 소비자를 현혹한다는 이시스코스메틱의 주장은 적반하장이다”라며 “계약대로 이행한 명문스터디를 사기꾼으로 만든 진짜 사기꾼에게 법적인 책임을 엄중히 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해 A사와 명문스터디 측에 취재요청을 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제조사인 이시스코스메틱 관계자는 “공문에 발표한 내용 이상의 안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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