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곰팡이나 습기 등으로 인해 거주하기엔 적합하지 않아 오랜 기간 비어있던 서울주택공사 소유의 다가구‧다세대주택 반지하 공간 6곳이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 탈바꿈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세용)는 이 같은 내용의 ‘SH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6곳은 공간조성을 완료한 상태로, 오는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6개 공간은 ▲주민소통방 ▲공유주방 ▲마을 예술 전시공간 ▲가드닝 및 건축 관련 교육과 취미 교류 공간 ▲마을디자인 프로젝트마을 및 아카이빙 활동 공간 등 프로그램이 열리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규모는 약 9평(30.05㎡)~25평(83.2㎡)이다.
예를 들어 구로구 오류동의 주택 반지하 공간은 주민 모임 등을 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 등을 배치했다. 주민 주도의 마을재생을 만들어 가기 위한 ‘주민 건축학교’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구로구 개봉동의 주택 반지하 공간은 지역 내 젊은 주부들을 위한 자기계발 공간과 주민소통방으로, 성북구 종암동의 주택 반지하 공간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으로 각각 리모델링해 운영된다.
특히 이번 반지하 공간 개선의 기획과 설계는 건축전공 대학(원)생, 최근 건축회사에 입사한 새내기 건축가 등 청년건축가들이 담당했다. 지역주민들과 소통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설치하고, 앞으로 공간 운영도 청년건축가들이 맡는다.
SH공사는 거주하기엔 환경이 열악한 반 지하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또 청년건축가들은 공간 조성 경험을 창업에도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SH공사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반지하 및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공간들을 지역에 필요한 공간복지시설(생활SOC 시설)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세대는 지상층으로 옮기고, 그 공간을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 탈바꿈한다.
한편, 반지하 세대는 현재 전국에 약 36만세대가 넘고, 이중 22만8467세대(전체의 62.8%)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SH공사도 670여개의 반지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H공사는 그동안 다가구임대주택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노후화가 심하거나 일조, 환기, 습기 조절이 어려운 반 지하 세대의 경우는 폐쇄하거나 수리 후 재공급해 왔다.
그러나 반지하 세대는 건물 노후화, 일조, 환기, 습기 등 열악한 환경적 특성상 지상층에 비해 누수, 곰팡이, 결로 등이 생기기 쉽다. 또 낡은 집 내장재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과 습기, 곰팡이로 인해 거주민의 건강에 문제가 되는 등 주택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주거활용에 문제가 되는 반지하 공간은 입주민 복리시설, 생활SOC시설 등 구청, 도시재생기업, 사회공헌기업, 청년건축가 등과 연계해 지역을 위한 공간복지시설로 공급‧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