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지킨다” vs. “바꿔야 산다”로 맞붙은 민주당-통합당
거대양당-위성정당으로 설 자리 준 소수당, 내세운 슬로건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홍보-유세 콘셉트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홍보-유세 콘셉트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21대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례 없는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당은 저마다의 총선 슬로건을 통해 보다 유리한 선거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국난극복과 정권심판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전면에 내세우며 집권여당으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고, 통합당은 문재인 정권과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를 강조하며 심판론을 띄우고 있다.

아울러 거대양당과 비례전담위성정당들로 인해 설 자리가 좁아진 소수정당들도 저마다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

“국민을 지킨다” vs. “바꿔야 산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메인 슬로건으로, 서브슬로건에도 ‘코로나전쟁 반드시 승리합니다!’를 내세우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코로나19 국난극복을 최우선과제로 선정하고,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며 또 국민의 건강과 삶, 민생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중 선대본부장은 지난달 29일 홍보·유세 콘셉트 발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성공적으로 방역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집권여당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비례전담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더불어시민당’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내세워 시민당에 대한 지지가 곧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2일 합동 출정식에서 시민당 우희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명확하게 표심을 몰아주셔야 한다. 이건 단지 시민당의 지지가 아니라 민주당, 문 대통령의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에 대한 지지”라며 “오직 현 정부와 집권여당의 안정된 국정운영, 공공성, 사회 제반에 대한 세밀한 지지 역할을 하겠다”고 거듭 정부·여당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미래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걸었다. 아울러 서브슬로건으로 ‘새로운 미래, 새로운 통합’을 꺼내들며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선대위회의에서 “우리는 지금 코로나로 인한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것과 난 3년 대한민국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어온 국정을 바로잡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며 “국난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실정을 고치지 않으려 한다면 국난도 제대로 극복 못하고, 대한민국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은 나라를 살리는 길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출구일지도 모르겠다”며 “이번 선거에는 50년대 야당의 선거구호가 딱 맞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게 민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당의 비례전담정당 미래한국당은 ‘바꿔야 미래가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통합당과 보조를 맞췄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1일 선대위회의에서 통합당과 관련해 “우린 형제 정당이고 작년말 4+1이란 정치 야합체가 만든 선거 악법 일방 처리로 불가피하게 해어졌던 만큼 정책에 있어 그 어떤 이질감이나 차이가 없다”며 “두 형제 정당이 조국을 조국답게, 대한민국 복원을 위한 대장정에 함께 나아가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당의 슬로건을 통한 총선 프레임과 관련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통합당에 프레임 상으로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통화에서 “민주당의 이른바 국난위기극복 프레임은 중도표심을 타깃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위기가 찾아오면 중도층이나 50대가 결집하는 현상을 보이고, 현재 20대도 그런 성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20대와 50대에게 먹히고 있어 프레임 상으로는 민주당이 우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정권심판 프레임으로 현 정권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나가고 있는데, 촛불민심이 아직 살아있는 데다가 아직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 강한 것 같다”며 “아울러 보수에 대해서도 통합당이 출범하면서 나름 쇄신과 물갈이 노력을 했지만, 아직 국민들은 기대에 미흡하다는 인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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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총선 슬로건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 ⓒ뉴시스

‘민생’·‘원칙’·‘안철수’…차별화 나선 소수정당

거대양당과 그 비례전담위성정당들이 각각 국난극복과 정권심판 프레임으로 맞붙는 이번 선거에서 소수정당들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민주당, 통합당에 이어 원내 3당인 민생당은 ‘오로지 민생’이라는 슬로건으로 총선을 맞는다. 민생당 측은 “이번 슬로건을 통해 거대양당의 권력다툼과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인 민생문제를 최우선 목표로 해 ‘오로지 민생만 바라보고 뛰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최대 당면과제인 코로나19 극복과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거대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가 메인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에 대해 꼼수론으로 맞서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비례 위성정당이 민주주의 원칙과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의당은 원칙을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거대 양당의 횡포에 단호히 맞서 싸워가겠다”고 대립각을 이어갔다.

정의당은 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진보하게 하는 힘, 정의당’, ‘양당정치 견제할 대안정당, 정의당’을 서브 슬로건으로 삼아 진보정당이자, 대안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 언행일치 안철수! #비례는 #국민의당 #국민과함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안철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의당 측은 이번 슬로건이 안 대표의 현장 중심 정치를 강조한 것으로, 국민 삶 속에서,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당의 다짐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은 선거사무원들의 길거리 유세 피켓도 대구 의료 봉사 당시 땀에 젖은 안 대표의 사진을 사용하며 안 대표의 이름값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들 소수정당들이 거대양당의 비례전담정당들과 대결해야 하는 비례투표 전망에 대해 엄경영 소장은 “최근 시민당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하면서 그 반사효과를 열린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이 누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당에 대한 지지는 미래한국당 그대로 가고, 범여권의 경우 시민당이 조금 하락하면서 범여권에 대한 분산 교차투표로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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