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영양사·조리사로 구성된 위탁 급식 서비스 제공
저작·연하 곤란 등 해결 위한 고령친화식품 ‘효반’ 출시
사회적 공공비용 줄이기 위해 노인 공공급식 필수
식당·배달·특수용도식, 노인 영양문제 해결 가능

복지유니온 장성오 대표
복지유니온 장성오 대표

【투데이신문 이정기 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산업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저작 및 연하 곤란, 소화기능 저하 등으로 겪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실버푸드가 단연 인기다. 

복지유니온은 국가의 복지제도가 섬세하게 다가서지 못하는 고령인구의 식품에 주목해 고령친화식품 ‘효반’을 개발 및 생산·유통하고, 커뮤니티케어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노인 건강을 위한 공공급식을 선도해가는 사회적기업이다.

노인들의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실버푸드 사업을 시작한 복지유니온은 어르신 공공급식과 영양돌봄 선도기업을 넘어 사회적 기업의 유니콘이 되고자 한다. 

<투데이신문>은 노인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복지유니온의 장성오 대표를 만나 경영 철학과 비전 등을 들어보았다.

Q. 고령자용 식품과 식사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노인복지관, 요양원 등에서 10년 동안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콧줄을 꽂고 있는 노인이 우리나라에 많은데, 일본의 요양시설에 콧줄을 꽂고 있는 노인이 없으며, 꽂아도 4주 이내다. 이유는 계속 연하훈련을 시켜서 스스로 실버푸드를 먹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보고 노인들의 인권침해 문제해결을 위해 실버푸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Q. 창업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서울시로부터 실버푸드 R&D 비용을 지원받고 개발에 착수해 2014년 제품을 출시했지만, 식품제조 공장 허가 등의 문제가 까다로웠고, 매출은 없는데 인건비가 많이 나가는 상황이었다.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돼 7년간 어려움을 겪었고, 식재료 유통사업의 이익으로 적자를 메워왔다. 신규사업 하나 잘못하면 문 닫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경험도 했다. 초기에는 식품사업이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갈 줄은 몰랐다. 특히 기존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 장비 하나 기존 장비 못쓰고 새로 제작을 해야 하고, 허가 받으려 해도 돈이 들고, 작은 공장을 운영했는데 2018년에 식약처 기준에 맞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남의 공장을 빌려서 하다가 어느 정도 양도 꾸준히 늘어나 OEM으로 전환하려 했다. 처음에는 죽전문 OEM 공장을 6개월 동안 운영했다. 그러나 연하식과 죽이 달라 실패해 손해를 많이 봤고, 2018년에 큰 위기를 맞아 회사가 망할 뻔했다. 새로 찾은 OEM 업체에서 3개월만에 성공했지만, OEM 제품 생산까지 10개월 동안은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Q. 성장하게 된 계기는.

작은 회사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조금 먼저 한발 앞서서 움직이는 것이다. 커뮤니티케어와 서울시 돌봄SOS센터가 2022년까지 실증을 마치고 2023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으로 실증이 시급히 필요했다. 실증을 하려면 실제 사업을 하는 곳에서 해야 하는데, 복지유니온의 효반과 열린밥상을 공공급식 서비스모델로 제안해 긍정 평가를 받았다. 2019년에 서울시로부터 공공급식 2개소를 수주하게 되면서 실적이 상향으로 돌아서게 됐다.

Q. 복지유니온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문제, 건강하지만 1인 가구가 직접 밥을 해먹지 않는 문제,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서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 문제, 수분이 부족해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이 약한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열린밥상을 제안했다. 독일이나 일본 노인은 식사를 안 하고, 안 챙기기 때문에 체력이 취약해 병원비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런 사회적 공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인의 공공급식이 필수라고 판단했고, 독일도 일본도 저성장시대에 내수경제를 살리는데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다. 동네에 공공급식 식당을 만들어, 오고 가면서 운동도 하고, 사람이 모이게 되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커뮤니티에서 대화도 하는 플랫폼으로서 열린밥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공공식당은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이 공간에서 노인들이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못 오는 사람들에게 배달을 해주는 등 식당과 배달과 특수용도식 세 가지가 세트가 돼야 노인 영양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열린밥상에 효반을 넣었다. 이렇게 만든 열린밥상 모델을 동단위 플랫폼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Q. 차별화된 기술이나 전략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영양상태를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하는 대한민국 최초 개발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가면 영양상태 지표의 표준이 되고 통계도 나오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 덕분에 2019년 공공식사 서비스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공공급식은 민간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와 함께 해서 공공급식이 탑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고령자용 공공급식을 위한 영양지표가 조례로 제정됨에 따라, 서울형 요양원으로 인증 받으려는 곳에서는 실버스크리닝 지표에 맞춰 식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조례제정을 계기로 서울형 열린밥상 프랜차이즈 사업을 적극 전개하려 하고 있다. 열린밥상이 서울형으로 정착되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Q. 시장 전망과 경쟁력은.

인구 고령화로 우리 사회가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커진 후에는 돌아볼 시간도 없을 것이다. 커지기 전에 얼마나 준비를 잘 해놓느냐이고, 준비가 성공적으로 돼 있으면 드라이브를 걸 때는 주식상장으로 자금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실버푸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의 해결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열린 밥상이 모든 동에 다 깔리게 하는 것도 좋지만, 적정이익만 추구함으로써 노인들 영양복지와 건강유지 측면에서 좋고,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효용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고령자 식사 시장은 맞춤형이 특징으로 대기업이 진출하기 어렵다. 실버푸드 시장의 특성이 있어서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 실버푸드에 대한 시장 참여는 상품만 가지고는 되지 않으며,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해도 팔리지 않는 특수한 시장이다. 프리미엄급 시장을 제외하면 공공성이 강한 시장이기에 BOP(bottom of pyramid)시장이다. 이 시장에 중소실버푸드 기업이 충분히 활약하고 있으면 대기업이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경쟁이 심화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과는 달리, 상품보다 서비스가 더 중요하다. 열린 밥상이라는 서비스와 노인 건강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한 대기업과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고,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양동 열린밥상에서 장성오 대표(오른쪽)

Q. 정부의 지원과 규제에 대한 생각은.

시장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인증의 기준이 높아져서 규제가 돼 버리면 아무도 이 시장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실버푸드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식품 기준을 또 맞추려면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정부에선 나름의 인증이 필요하겠지만, 규제를 강하게 하는 것은 산업 자체가 활성화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시범사업도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하려니 규모도 작고, 아이디어도 부족하고, 또 지방자치단체 안에서 독자적으로 해보려고 하는데 인프라가 없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매뉴얼도 없이 알아서 하라고 하면, 예산만 가지고는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확장이 될 수 없는 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시범사업 때부터 미래를 보고 체계적이고 통일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Q. 향후 계획과 전략은.

초기에는 경험이 없는 사회복지사로서 뛰어들어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계획대로 가려고 노력해왔다. 식자재가 식사에서의 손실을 보충해 주었지만, 식당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가면 식자재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실버스크리닝 데이터를 활용한 소셜프랜차이즈로 열린밥상이 서울 450개 행정동에 확대되도록 하려고 한다. 2021년부터는 돌봄체험과 스타트업, 시니어유튜브 방송, 리빙랩을 모아 놓은 시니어 커뮤니티케어 복합센터도 계획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자금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상장기업도 나오고,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할 때가 도전할 기회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 투자 생태계(VC)에서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받아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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