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용하다 싶으면, 한 번씩 흉포한 소년범죄가 이슈가 되곤 합니다. 이런 흉포한 소년범죄를 접한 대중들은 ‘애들이라고 봐줘서 그래, 애들도 강력하게 처벌해야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죠. 오늘은 법적으로 소년범죄가 성인들의 범죄와 어떻게 다르게 다뤄지는지 살펴보고, 다르게 취급하는 이유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 ‘범죄’란 무엇일까요? 

법적으로 ‘범죄’라는 것은 ‘법률로서 금지된 행위로서, 만약 금지를 어기는 경우 형사처벌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법률은 ‘타인의 물건을 훔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하게 되면 징역형(교도소에 일정 기간 가두는 형벌)이나 벌금형(죄값으로 돈을 내도록 하는 형벌)에 처하죠. 그러므로 타인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원칙적으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정하고 그러한 행위에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은, 그러한 행위가 만연해질 경우 국가나 사회 혹은 타인에게 지대한 해악을 끼치기 때문에 금지한 것이죠. 처벌이 내려지는 것은 그러한 행위를 한 것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것으로 근대 형사법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법체계에서는 아이들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어른들과 달리 취급합니다.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아이의 나이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만 10세가 안된 아이들이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그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아이들은 일체의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만 10세 이상 만 14세 이하의 아이들이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1차적으로는 경찰 조사를 받지만 사안은 모두 법원의 소년재판부로 넘어가서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만 14세 이상 만 19세 이하의 아이들이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1차적으로는 경찰조사를 받고 2차적으로 검찰로 넘어가지만 살인이나 방화 등 중대한 범죄행위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역시 법원의 소년재판부로 넘어가서 ‘소년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Q. 소년보호처분은 무엇일까요? 

형사처벌은 교도소에 가는 등의 강력한 처벌인 반면 소년보호처분은 아주 중한 경우에도 최대 2년의 소년원에 수감됩니다. 형사처벌은 이른바 전과자가 되는 것이지만, 소년보호처분은 전과가 남지 않으며 보호처분을 받은 아이의 장래에 아무런 불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소년원을 가는 경우는 아이들이 재범을 저지른 경우 등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소년보호관찰’로 범죄를 저지른 아이를 사회에 풀어놓고 국가가 일정 행위 등을 감시하는 수준에 그치는 보호처분이 내려집니다. 이는 형사처벌보다 명백히 가벼운 불이익입니다.

즉, 아이가 범죄를 저지른 만큼 국가는 대부분 ‘봐준다’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Q. 그럼 왜 우리 법체계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똑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어른들보다 관대하게 봐주는 것일까요? 

우리 법(형법과 소년법 등)이 ‘어른들이 죄를 저질렀다면 알만한 걸 다 아는 사람인만큼 스스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아이들이 죄를 저질렀다면 아직 사회를 알만큼 아는 나이가 아니니까, 재범이 일어나지 않도록 억제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줘야 한다’라는 내용을 이념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어른들은 스스로 행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아직 책임을 지기에는 어린 만큼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라도 책임을 지는 것보다는 ‘재범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이끌어줘야 한다’라는 것이지요. 

우리 법의 이러한 이념, 아이들인 만큼 갱생시켜서 재범을 억제한다는 그 이념 자체가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과연 오늘날의 아이들이, 본인이 저지르는 행위가 무엇인지 의미를 잘 모르는 채로 저지르는 것인지는, 법의 이념과 목적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를 악용하는 것인지는, 오늘날 날로 흉포해지는 소년범죄의 양상을 살폈을 때 심사숙고해볼 문제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