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코로나19 의심환자 공개, 남측 책임 돌려?
국제사회에 코로나19 안전지대 아니라는 점 밝히게 돼
 
보다 안정적이고 계속된 방역물품 지원 시스템 필요
개성공단 재가동 통해 마스크 생산 나설 가능성 높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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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직도 우리를 향한 적대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남북관계는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다. 이에 북한을 향해 끊임없는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북한 내에서도 코로나19가 창궐하거나 코로나19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교착된 남북 교류 협력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감염과 개성 봉쇄를 공표했다. 탈북 했던 김모(24)씨가 재월북을 했는데 김씨가 코로나19 의심환자라는 이유로 개성을 봉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방역 당국은 김모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으로 만들어서 발표한 이유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특히 탈북 했던 사람이 재월북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 역시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는
 
정치권에서는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 메시지가 우리 측이 북한에 코로나19가 퍼진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인지 아니면 이것을 기회로 남북 교류 협력을 하자는 메시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개성은 남북 접촉의 최남단이고 남북 연락사무소가 있었던 곳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로 남북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거꾸로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자랑했던 북한이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북한에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는 것은 자신들에게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지원을 해달라는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로 읽혀진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자랑했던 북한이 코로나19가 걸렸을 지도 모른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북한은 코로나19를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평양 시내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돌아다니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물품을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방역 물품을 지원받고 있다. 이는 분명 한계가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아직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또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해도 북한까지 지원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에 한번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진행 중일 수도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시선이다. 즉, 북한은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가 만연해 있을 수도 있다.
 

코로나19 방역물품 공급선 필요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 방역물품을 보다 안정적으로 또한 상당한 오랜 기간 지원받는 공급선이 필요하다. 그것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다. 물론 미국과는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한 미국 역시 자국의 방역에 신경 쓰느라고 북한까지 지원해줄 여력이 없다.

북한으로서는 손을 내밀 수 있는 곳은 우리 이외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마스크 문제만 해도 북한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우리로서도 준비가 돼있다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통일부 장관도 이인영 장관으로 교체됐고, 청와대 외교안보라인도 북한 전문가들로 교체됐다. 여기에 국정원장 역시 박지원 국정원장으로 교체되면서 북한을 지원할 준비는 마쳤다.

북한으로서도 과거의 문재인 정부와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재인 정부와 협상을 하는 셈이다. 과거의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대북 협상을 주도해 왔다면 현재의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대북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 지원은 한미워킹그룹의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판단이다. 또한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할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지원에 나선다고 해서 미국이 제동을 걸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개성공단 가동되나
 
다만 방역물품을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예컨대 마스크의 경우 우리의 혈세로 계속해서 북한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돼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과거 북한의 모습을 본다면 단순히 방역물품 지원으로는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왜냐하면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전적 혜택까지 연결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마스크 생산을 개성공단에서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마스크 생산을 개성공단에서 하고, 그것을 국내에서 소비를 하거나 수출 등을 해서 이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으로 북한에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북한으로서도 개성공단을 통해 외화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을 확충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 근로자들도 이익을 얻게 된다. 이런 이유로 북한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물품에 대한 개성공단 재가동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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