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전‧메모리‧파운드리 사업 사장 승진 인사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 회장 승진은 포함 안돼
삼성전자 “성과주의, 세대교체 인사 실현한 것”

왼쪽부터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 Foundry사업부장 최시영 사장 ⓒ삼성전자
왼쪽부터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 Foundry사업부장 최시영 사장 ⓒ삼성전자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삼성전자가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일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의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7명, 4명의 사장단이 교체된 것에 비교하면 쇄신의 폭이 크진 않지만, 기업의 안정을 꾀하며 성과주의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인사로 사장 자리에 오른 임원은 삼성전자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60) 사장,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53) 사장, 삼성전자 DS부문 Foundry사업부장 최시영(56) 사장 등 3명이다.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후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 승진자다. 그는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 사장이 지난 2020년 1월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부임해 괄목할 성과를 거둔 것을 높이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소비자 가전 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5600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은 메모리사업부 DRAM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RAM개발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DRAM분야 전문가다. 메모리 부문 초격차를 목표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 사장의 부임으로 DRAM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메모리 전제품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운드리(Foundry)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은 오하이오 주립대 박사 출신으로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Foundry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반도체사업의 핵심 보직을 맡아왔다. 그는 반도체 전제품에 대한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공정·제조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이번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과 Foundry사업부장을 맡았던 진교영 사장과 정은승 사장은 각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과 삼성전자 DS부문 CTO 사장으로 위촉업무를 변경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와 함께 관심이 집중됐던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재계 내외에서는 국정농단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이번 인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움을 청탁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2심에서 무죄로 본 금액 일부를 다시 유죄 취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도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회장 자리가 공석인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이 부회장의 승진 인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한 것으로 평가하며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핵심사업인 반도체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한 것”이라며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과감한 쇄신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부사장 이하 2021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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