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6개 지사 중 26개 지사 계약갱신 거부 통보
협의회 “교육 콘텐츠도 축소, 학부모 항의 잇달아”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학습지 브랜드 ‘쎈수학’으로 유명한 프렌차이즈 학원 ‘쎈수학러닝센터’가 일방적인 가맹본부 계약해지로 도마에 올랐다. 쎈수학러닝센터 지사장들은 본사가 학원 사업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국 28개 지사의 생존권은 물론 학부모들의 학습권리에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3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에 따르면 쎈수학러닝센터지사협의회(이하 지사 협의회)와 쎈수학러닝센터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2일 서울 강서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쎈수학러닝센터는 신사고 아카데미가 운영하는 학원으로 초등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전국 36개 지사를 통해 500여개의 학원가맹점을 두고 있다. 신사고 아카데미는 국내에서 수천만부가 팔린 수학 교재 ‘쎈수학’을 발행하는 좋은책신사고의 관계사다. 

각 지사들은 위탁사업자로서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됐다. 이들은 자체 영업망을 활용해 가맹점을 늘려왔으며 학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본사의 말을 믿고 지난 수년간 지사를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신사고 아카데미가 지난달 20일 총 36개 전국 지사 중 78%에 해당하는 28개 지사에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은 각 지사들도 가맹계약을 맺고 학원을 운영토록 강요하는 등 본사의 갑질에도 학원가맹점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일방적인 가맹계약해지로 모든 영업망을 빼앗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사협의회는 신사고 아카데미가 지난 2019년 말부터 본사 인력을 감축하며 이미 사업 축소 움직임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해 11월만 해도 ‘전국 지사 연합 가맹 사업설명회’를 계획할 만큼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였지만 바로 다음달 인력을 축소했고 이듬해부터는 본사의 경영지도 및 교육지원이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지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본사는 신규 가맹점 모집을 중단토록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이미 계약직전까지 진행됐던 학원들이 무산됐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당시 본사는 사업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신규 가맹점 모집을 공지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올해 초까지도 관련 답변은 없었고 결국 가맹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맹계약 학원에 약속한 학습 콘텐츠 공급이 축소돼 그 피해가 수업을 듣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쎈수학러닝센터 가맹계약은 본사가 학원에게 학습 콘텐츠를 공급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받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어, 본사가 콘텐츠를 부실하게 공급할 경우 수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센수학러닝센터지사협의회 임경희 부회장은 “신사고 아카데미의 일방적인 지사 계약해지와 가맹점에 대한 콘텐츠 공급제한으로 전국 36개 지사 및 500여개의 학원가맹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라며 “2020년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상황으로 영세 자영업자인 지사와 가맹학원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본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는 무료로 주던 교재도 유료로 전환하고 약속했던 문제은행도 없애고 동영상도 없앴다. 코로나가 확산되며 다른 학원은 없던 콘텐츠도 새로 공급했는데 우린 있던 것도 없애고 줄였다”라며 “한 가맹학원은 2019년 12월에 계약을 했는데 한 달 만에 콘텐츠 공급이 제한되니 학무보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가맹사업 종사자 150만명 시대다. 언제든지 가맹본부의 일방적 가맹사업 종료로 일시에 수백 수천 명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이다”라며 “쎈수학 뿐만 아니라 가맹본사의 가맹사업 종료 시 부당한 행위에 대응해 점주 등의 생존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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