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차례 인상론에서 신중 동결 가능성 점차 힘받아
한국도 새마을금고 위기 등으로 13일 동결 필요 상승

베이지북 표지 [사진출처=연방준비제도]
베이지북 표지 [사진출처=연방준비제도]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도 멈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금리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2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3.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3.1%)를 소폭 밑돈 것이다. 근원 CPI 역시 1년 전보다 4.8% 올랐으나, 시장 전망치(5.0%)를 하회했고 이로써 2021년 10월 이후 가장 작은 오름폭을 보였다. 연준은 근원 CPI를 중요 지표로 본다.

한편 같은 날, 연준은 경기 동향 보고서 이른바 ‘베이지북’에서 “지난 5월 말 이후 전반적인 경제 활동 정도가 경미하게 늘었다”면서 “향후 수개월간 전반적으로 느린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놓고,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귀추가 주목된다. 

연준 인사들 의견 엇갈려...금리 올려야 의견 속 신중론 대두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임금 인상은 계속 되고 있지만 전보다는 상승 흐름이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또 여전히 고용시장은 견조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과열된 상품 수요는 진정돼 가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에 따라 기업이 생산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고 연준은 밝혔다.

이 같은 베이지북의 내용은 노동부가 발표한 6월 CPI 통계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FOMC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진 바 있다. 물론 현재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 2%의 두 배를 넘고는 있다. 하지만 연준의 7월 추가 금리인상 의지가 다소 약화될 수 있는 조건이 나타나면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연준이 이러한 계획을 반드시 관철하지는 않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한때 연준이 7월 베이비 스탭(소폭인상 단행) 가능성을 92.4%, 동결 가능성을 7.6%로 추산했지만, 이번 6월 CPI 발표 후 이를 수정했다. 동결 가능성을 10.1%까지 올려 눈길을 끈 것.

연준 내 매파 인사들은 여전히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나, 비둘기파로 꼽히는 측의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미 애틀란타연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총재 발언을 인용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내려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스틱 총재는 “통화정책과 관련,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도 된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금통위 선택은? 채권전문가 93% 동결 전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93%가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응답자 중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93%로 직전(89%) 대비 증가했다. 금리를 소폭이라도 올릴(0.25%포인트 인상)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는 7%로 직전(11%) 대비 감소했다.

우리나라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7%를 기록해 한은의 목표치(2%)에 근접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미 연준 베이지북과 노동부 발표 CPI 관련 영향도 미국 동결 가능성과 그 연쇄 효과에 무게를 싣는 셈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새마을금고 위기설과 이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대출(PF) 위기 재점화 우려 등도 금리 신중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풀이도 나온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계속 인상할 명분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