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승리하자마자 초선 목소리 높아져
당 쇄신 주도하겠다는 초선, 절반 이상 차지
김종인 만한 리더십 갖춘 중진 보이지 않고
안철수·윤석열·금태섭 등 원심력 작동 원인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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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4.7 재보선 승리를 일궈냈다. 4차례 전국단위 선거에서 참패를 해왔던 국민의힘이 모처럼 만의 승리를 만끽한 것이다. 그리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선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초선 의원들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느냐는 것이다. 102명의 의원들 중 56명 즉 절반 이상이 초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이 결코 내년 대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종인 중심으로 헤쳐모여

지난해 총선의 참패는 초선 의원들로 하여금 ‘배지’를 달았다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당이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위기의식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그러다보니 김 전 위원장의 출현은 흡사 점령군과 비슷했지만 초선 의원들은 김 전 위원장은 마치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김 전 위원장의 말과 행동은 ‘진리’이고 ‘신앙’ 자체였다. 그렇기 때문에 초선 의원들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특별하게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설사 불만이 있었더라도 당이 위기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삭히고 있었다.

그리고 재보선 승리를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이제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자 초선 의원들이 이제 정치적 기지개를 켤 타이밍이 됐다.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당권 도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 최고위원에 도전하려는 초선 의원은 김웅, 박수영, 윤희숙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초선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점차 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지난 8일 초선들은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당대회에 초선들이 직접 뛰어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에 절반 이상이 초선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진들이 초선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면서 당이 마치 분열의 모습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좋게 말하면 ‘민주적 절차’

사실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좋게 표현하면 당이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나쁘게 표현하면 ‘당내 갈등’이 분출됐다고 표현할 수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으로서는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나쁜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수 있다.

그나마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존재할 때에는 이런 다양한 목소리가 잠재워졌고, 하나의 목소리로 통일돼서 분출됐다.

하지만 이제 김 전 위원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즉, 중진들이 초선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엮어 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연 지금의 국민의힘이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하나로 통일된 목소리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만약 당 대표가 그 역할을 못한다면 차기 대권 주자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당내의 대권주자들로 거론된 인물은 지지율이 한자리 숫자에 머무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통일되게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당대회 이후 걱정

현재 추세대로라면 전당대회는 늦어도 6월에는 개최될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당 대표가 다양한 초선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왜냐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여당 생활을 해왔던 중진들은 4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를 했는데 그 패배한 원인은 당을 하나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은 분열되고 분열됐다. 그것을 그동안 하나로 엮어내지 못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김 전 위원장 정도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국민의힘 내부에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당 지도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외곽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바라보고 있다.

원심력이 작동될 수 있는 그런 환경 조건에서 과연 새로운 당 대표가 초선들을 제대로 추스르면서 당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승리를 했지만 결코 승리를 만끽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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