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서 1위 차지, 이례적인 현상 발생
세대교체 열망 투영, 초선 56명 차지한 정당
반페미니즘으로 진중권과 설전이 득이 돼
조직력이 미약, 결국 중진에게 넘겨줄 수도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기성 중진 정치인들이 속속 당권 도전을 하는 가운데 이 전 최고위원도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에서 깜짝 1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다음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과연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막상 여론조사 뚜껑을 열어보니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국회의원에 한번도 당선되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국회의원 같은 행보를 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던 이 전 최고위원이 이제는 여론조사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깜짝 1위일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20.4%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4일 조사, 전국 성인 남녀 1005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기 충분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의 새 출발, 세대교체를 통한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즉, 세대교체의 열망이 이 전 최고위원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당권 도전을 하는 가운데 초선인 김웅 의원에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세대교체 열망이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 의원이 세대교체를 통한 근본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진들끼리 ‘영남당’ 혹은 ‘수도권당’ 등의 지역이나 이념 갈등을 일으키는 동안 젊은 정치인들은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세대교체 바람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56명이나 되면서 더욱 거세졌고, 그것이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으로 투영되기에 이르렀다.

반페미니즘으로 인한 주목도

이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킨 또 다른 원인은 반페미니즘으로 인한 언론의 주목도가 최근 급증했다는 점이다.

특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페미니즘 논쟁이 이 전 최고위원의 주목도를 높혔다는 평가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은 구름에 둥둥 떠다니네”라면서 “개더 로지즈 화일 유 캔(gather roses while you can, 가능할 때 장미를 모아라). 바보”라고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과 진 전 교수는 재보선 이후 한달 넘게 페미니즘 논쟁이 벌어졌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여당의 재보선 참패 이유를 ‘친여성주의’ 행보 때문이라고 주장하자 진 전 교수가 이를 반박했다.

그 과정 속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언론 주목도가 다른 정치인보다 높아지게 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즉, 페미니즘 논쟁에 대한 찬반은 둘째치고라도 페미니즘 논쟁으로 인해 오히려 언론의 주목도로 인해 지지율 상승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다.

페미니즘 논쟁이 훗날 이 전 최고위원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둘째치고, 오히려 지금으로서는 지지율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이 됐다.

조직력 확보는 미지수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깜짝’인지 ‘지속적’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특히 전당대회에서 과연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 이유는 이 전 최고위원이 비록 현재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당내 조직기반이 중진들에 비해 약하다는 점이다.

중진의 가장 큰 무기는 조직력이다. 주 전 원내대표나 나 전 원내대표가 이 전 최고위원에 비해 지지율이 낮지만 느긋한 이유가 바로 조직력이다.

전당대회는 다른 경선과 달리 선거인단 투표가 70%를 차지하고, 여론조사가 30%를 차지한다. 즉, 누가 얼마나 강력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당 대표의 운명이 바뀐다.

따라서 이 전 최고위원이 아무리 지지율 1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중진의 조직력을 이기기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의 구도로는 젊은 정치인들이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것은 헛된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신기루가 아닌 오아시스가 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고무적인 모습이다. 세대교체 가능성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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