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이준석 돌풍’, 여당은 ‘조국 수렁에’
조국, 1일 ‘조국의 시간’ 발간 완판 이어가
반대파, “재보선 패배한 후 하필 이때에”
중립파·친조파, “출간은 개인의 자유”
송영길 입장은 과연 어디로 향하나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조국의 시간’에 빠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뉴스의 중심에 부각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자칫하면 당 쇄신 노력이 가려질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을 할 경우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이른바 ‘문자 폭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조국의 시간을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자칫하면 조국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에게는 만감이 교차하게 만드는 존재이다. 4.7 재보선 패배 요인으로 조 전 장관이 지목됐다. 이에 당 쇄신의 일환으로 조 전 장관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전 장관은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뉴스의 중심에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2030세대에게는 여권의 대표적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례로 꼽고 있지만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바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조국의 시간에 “하필 이때”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하필 이때?”라면서 조 전 장관이 책을 출간하는 것에 대해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

4.7 재보선 패배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쇄신을 내놓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자신을 옹호하는 책을 발간한다는 것은 수많은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다시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으로 인해 세대교체 바람이 확고히 불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조국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최전선에 나서서 반대하는 인물은 대선 출마 선언한 박용진 의원과 조 전 장관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조응천 의원이다.

박 의원은 이른바 조국 사태의 진전과 대응을 놓고 민주당이 보여줬던 일 중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이 없었는지 당에서 책임 있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사람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 전 장관의 책 발간이 더불어민주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강성 친문 눈치 보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 많은 의원들은 강성 친문 지지층의 눈치를 보고 있다. 강성 친문 지지층은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고 표현한다.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칼을 꺼내들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조직이 조직적으로 저항하면서 탄생된 것이 조국 사태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조 전 장관은 억울한 피해자일 뿐이지 결코 내로남불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검찰과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조국 사태이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은 억울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조국 사태에 대해 당 지도부가 굳이 입장 표명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박 의원이나 조 의원에 대한 문자폭탄이 거칠어 지고 있다.

이런 이유 탓인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출간에 대해 굳이 뭐라고 할 이야기가 없다”는 분위기다.

출간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멘트를 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를 비판했던 의원들조차 “출판은 개인의 자유”라고 밝혔다.

다만 조 전 장관이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겠지 않았냐는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출판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조국 사태를 더욱 키우는 것이고, 그것이 더불어민주당에게 더욱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입장 표명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입장이 다르다. 당 지도부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송영길 입장은

더욱이 송영길 대표는 당 쇄신 및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출범시킨 ‘민심 경청 프로젝트’의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 대표로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일단 송 대표 측은 “민심을 듣고 있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지만 조 전 장관의 출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

만약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침묵으로 일관한다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조국 사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강성 친문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조국 사태에 대해 조 전 장관은 피해자라는 식의 표현을 할 경우 그에 따른 보수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를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송 대표로서는 첩첩산중이고,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어떤 식으로 입장 표명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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