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임시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뉴시스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임시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홍범도 장군은 만주 대한독립군의 총사령관으로서 1920년 6월에 독립군 연합 부대가 중국 지린 성의 봉오동 계곡에서 일본군과 싸운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본인이다.

또 10여 차례에 걸친 전투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청산리 전투’에서도 제1연대장으로서 활약했다.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극동지역 침략이 본격화되자 당시 소련은 한인들의 첩보 활동을 경계했고, 극동지역 한인들을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홍범도 장군도 이때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곳에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던 홍범도 장군은 1943년 10월 25일 별세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중앙공동묘지에 조정된 그의 분묘를 옮겨 오기 위해 한국 정부 조사단은 1994년 9월경 카자흐스탄 정부 측과 유해봉환에 합의했다.

평양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북측의 반대도 있었으나 정부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관계자 등과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한 덕에 이달 카자흐스탄 대통령 방한이 성사되며 홍범도 장군의 유해도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공군 다목적 특별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통해 15일 오후 7시30분경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 안착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서훈 국가안보실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봉환식이 진행됐다. 봉환식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대전현충원으로 옮겨졌다.

1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의 유해 안장식 ⓒ뉴시스
1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의 유해 안장식 ⓒ뉴시스

그리고 18일 오전 10시 30분 대전현충원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이 엄수됐다. 그의 유해는 독립유공자 제3묘역에 안장됐다.

이날 안장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더불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찾았던 특사단, 여야 정당 대표, 국방부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홍범도함장,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남양 홍씨 문중 대표, 대한고려인협회장과 고려인 등이 함께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국방부 의장대에 의해 묘역으로 옮겨졌다. 이어 유해를 감싼 태극기가 해체됐고 하관이 이뤄졌으며, 한국의 흙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전달받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 홍범도 장군 묘역의 흙을 같이 허토하는 것을 끝으로 홍범도 장군은 고국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조국을 떠나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까지 흘러가야 했던 장군을 포함한 고려인 동포들의 고난의 삶 속에는 근현대사에서 우리 민족이 경험해야 했던 온갖 역경이 고스란히 배어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다시는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며 “선조들의 고난을 되돌아보며 보란 듯이 잘 사는 나라,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강한 나라,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나라를 필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군은 우리 민족 모두의 영웅이며 자부심이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크즐오르다에 조성된 홍범도 거리와 공원 묘역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장군의 묘역 관리 등 고려인 사회의 자부심이 변함없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