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례 연속 금리 인상행진 중단했지만 매파적 기조
파월, 연말까지 인플레 상당 진전 기대…고착화 막겠다 기조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사진제공=뉴시스]<br>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일단 멈춤에 들어갔지만, 연내 2회 인상 가능성에 시선이 모아진다. 일단 연내 인하는 없다는 것이 확실시되는 양상인데, 이 가운데 현재 시사된 기조가 실제로 지켜질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이런 정책 기조로 경제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5~5.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 멈췄지만...매파적 숨고르기?

이번 결정으로 연준은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이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진행해 온 긴축 정책을 일단 멈추고 상황, 특히 신용 경색 문제를 관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속돼 온 금리 인상의 효과가 아직 경제에 고루 스며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미국 은행 위기가 일어난 후폭풍으로 신용 경색 가능성이 커 인상에 쉼표를 찍었다는 풀이다.

다만 점도표는 매파적으로 제시됐다. 

연준은 이번에 올해 최종금리를 5.6%로 제시하는 경제전망을 내놨다. 직전인 올해 3월 당시 5.1%을 제시한 것보다 50bp나 더 높다. 현재 금리가 5.00~5.25%임을 고려하면, 연내 두 번 더 인상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FOMC 위원들 18명 중 1명은 6.00~6.25%를, 2명은 5.75~6.00%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인식을 시사한 연준의 태도는 많아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점치거나, 심지어 연내 인하를 예측해 온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도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기준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할 경우 물가에 큰 진전이 없는 점, 고용 시장이 아직 지나치게 달아올라 있는 점도 그가 추가 인상의 이유로 주목하는 부분이다.

즉 연준이 이번에 인상 흐름 정지에도 불구하고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는 점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이 불가피함을 방증한다. 

긴축 지속 가능성에 고개 든 침체 우려...반대 의견도

다만,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장 내 인식도 없지 않다. 이런 관점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파월 의장의 어조가 과거에 비해 부드러워졌다는 것, 아울러 다음 달 인상에 구체적 거론을 피한 것 등을 주목한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오늘 연준이 내린 결정은 6월의 기준금리에 대한 것”이라며 추가 인상에 대한 시점 거론에서 한발 빼는 모습이다.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그 시점의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할 뿐, 사전에 합의된 내용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아메리프라이즈파이낸셜 앤서니 새글림베네 수석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언급이 시장은 안심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연준의 관점대로 긴축이 2회 이뤄질 경우, 경제가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안다컴퍼니 에드워드 모야 선임경제분석가는 “연준의 이날 점도표 인식처럼 (금리를 2번 더) 인상한다면 내년에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라고 우려했다.

JP모건 밥 미셸 CIO도 최근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리먼 위기와 유사하다고 비교했다. 그는 현시점 시장을 지난 2008년 3∼6월의 ‘가짜’ 안정기와 매우 비슷하다고 봤다. 

이번에도 침체가 불가피하며 지방은행과 상업용부동산 등 다방면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여전하다. 골드만삭스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가 1년 내 침체에 빠질 확률을 25%로 낮춰 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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