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역량 키우기 경쟁 속 자극 효과 전망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시너지 여부, 타 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 속도 강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고, 이번에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를 매각 처리하게 된다. 

KDB생명은 매각 추진은 올해로 다섯 번째 도전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KDB생명의 매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가격 협상 실패 등으로 매번 주저앉았다. 

이번에 하나금융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배경으로는 생명보험 분야의 강화, 큰 틀에서는 비은행 영역 경쟁력 강화라는 풀이가 대두된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거론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보험이 여기서 언급된 점은 물론, 헬스케어 등과 생명보험의 접점 개척 기대감 등을 함께 고려하면 하나금융으로서는 디지털 금융 시대라는 새 과제에 발맞추는 과정 의미로 생명보험에 적잖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배경에 하나생명보험의 외형 확장은 오랜 기간 숙원이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하나금융의 과제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참전으로 KDB생명과 하나생명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경쟁력을 갖추면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라고 임직원들에게 반문했다. 이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그룹간 무한 경쟁 상황에서 비은행 영역 강화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벤트로 이번 인수전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작게 보면 이번에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이전에 갖고 있던 회사와의 합병 처리를 통해 몸집을 바로 키우는 효과가 있다. 

하나생명의 성적은 보험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신한,KB,하나) 가운데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 편. 규모가 타금융그룹 산하 생명보험사 대비 가장 작아서다. 

하지만 타지주 산하 생명보험사들은 합종연횡으로 이미 몸집을 키웠다. KB라이프생명은 KB생명보험과 구 푸르덴셜보험 순익 합산 효과라는 성공적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2019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하는 강수를 둬 단숨에 업계 4위 차지 결실을 맺었다. 

한편 하나금융의 이번 KDB 인수 추진으로 다른 M&A도 촉진 효과가 금융권에 두루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경우 몸집 키우기가 절실한데 하나금융의 움직임이 자극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시장에서 적정한 인수 대상을 찾기 위해 살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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