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애플페이. [자료 출처=애플]
국내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애플페이. [자료 출처=애플]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전자결제 업계도 이에 대한 준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결제에 필요한 NFC(근거리 무선통신) 단말기 보급을 비롯해 차별화를 위한 경쟁사들의 대응 등 다양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을 맺고, 이달 말일부터 일부 가맹점을 대상으로 애플페이의 국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측은 지속적으로 이를 부인해왔지만, 관련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며 이미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애플페이 흥행의 관건으로는 단말기 보급이 꼽힌다.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에 NFC 단말기가 있어야 하나, 국내에서는 대부분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단말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중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 미만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때문에 애플페이가 도입돼도 당장은 사용처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근 NHN한국사이버결제는 홈페이지 내 키오스크 설명에 ‘애플페이 사용 가능’ 문구를 넣었다 삭제했다. [사진 제공=NHN한국사이버결제]
최근 NHN한국사이버결제는 홈페이지 내 키오스크 설명에 ‘애플페이 사용 가능’ 문구를 넣었다 삭제했다. [사진 제공=NHN한국사이버결제]

다만 이는 결제방식 변화로 인해 빠르게 해결될 가능성도 관측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 비접촉 결제가 늘어나며 사업자들이 구형 단말기를 복합 단말기로 교체하고 있는데, 이 단말기가 NFC를 지원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NHN한국사이버결제는 최근 홈페이지 내 키오스크 설명에서 애플페이 관련 문구를 넣었다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NFC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넣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으로, 애플 특유의 보안 유지 때문에 작은 소식도 증폭되며 많은 관심이 쏟아지자 삭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단말기 교체는 삼성전자에도 희소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페이의 경우 국내에서는 MST를 이용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NFC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워치도 현재 삼성페이를 지원하진 않지만 NFC 기능은 탑재돼 있는 만큼, 결제방식 확대라는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제 서비스 업체들도 긴장을 유지하며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탑승권, 학생증 등 신규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차별화를 노리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북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내주변’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자료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내주변’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자료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도 중국·일본 등 서비스 권역과 범용성을 확장하는 가운데 부가서비스 측면을 강화, 가치 제공 측면에서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결제 잔액의 자동 펀드 투자, 멤버십 자동 서비스, 페이머니 결제 시 소득공제 관련 선불결제 영수증 처리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가맹점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지도 기반 ‘내주변’ 서비스를 통해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백승준 사업총괄 리더는 지난 1일 자사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영향을 단편적으로 경쟁 심화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결제의 편리함을 함께 도모하고 이로움을 가져온다는 측면에서는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고, 결국 더 나은 가치와 이로움을 줌으로써 고객을 붙잡고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모든 회사들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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