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휘어진 모습. ⓒ투데이신문<br>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휘어진 모습.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개통된 지 6년 만에 주저앉은 신도림역 인근 보도육교에 대해 정부가 안전 전검에 나선다. 

5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전날부터 서울시 영등포구 신도림역 인근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은 것과 관련해 안전감찰을 실시한다.

도림보도육교는 도림천을 사이로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폭 2.5m, 연장 104.6m의 보행교로, 철강재를 엮어 육교 가운데가 솟아오른 아치형태로 제작됐다. 지난 2015년 4월 총사업비 28억원을 들여 착공해 약 1년 뒤 개통했다.

행안부는 해당 시설물에 대해서 설계, 시공, 시설물 유지관리 단계별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민간전문가(구조기술사)와 함께 살펴보고 안전신문고 접수부터 처리까지 신속하고 적정하게 처리됐는지도 감찰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는 유사 시설물에 대해서도 전수 점검을 실시해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조치한다.

행정안전부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에 대해서 철저히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관리자의 안전의식을 환기시켜 각종 사고가 예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1시 40분경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소방당국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직후 육교와 하부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가 통행이 전면 제한됐다.

현장 조사 결과, 육교를 지탱하던 지지대 시멘트와 난간 철제의 일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영등포구청 등이 통제 펜스를 설치하고 안전 인원을 투입해 관리 중이다. 구는 도림보도육교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신도림교로 우회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토목구조 관련 전문가 등 11명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날부터 정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던 안전요원 A씨는 “안전 인원들이 하루종일 12시간 로테이션으로 근무하면서 시민 및 자전거의 통행을 통제하며 우회 안내를 하고 있다”며 “오는 6일까지 안전감찰 등을 실시하고 이후부터 재공사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육교가 며칠 전 하반기 정기안전검사에서 ‘A등급’(이상 없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부실검사 의혹이 제기됐다. 도림보도육교는 1년에 2차례 정기 안전점검을 받는 제3종 시설물로,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한 점검에서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구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행안부 안전신문고에 ‘육교 외형에 변형이 생겼다’는 내용, 지난 2일에는 ‘다리가 내려앉았다’는 내용으로 총 두 차례 신고가 접수됐으나 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구청 담당자는 안전신문고 내용을 사고 전날인 2일 오후 확인했으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부터 통행이 전면 통제 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 시민 B씨는 “평소 자전거를 타며 도림보도육교를 자주 이용했었는데, 오늘 갑자기 내려앉은 것을 보고 심장이 철렁했다”며 “해당 육교가 신도림에서 빠르게 한강공원을 갈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통제로 인해 역 쪽으로 우회해야 해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공원에서 음료 등을 팔던 상인 C씨는 “시민들이 안전 관리 직원뿐만이 아니라 주변 상인들에게도 자주 육교에 대해서 물어보고, 심지어 항의하거나 펜스를 뚫고 지나쳐 가려는 시민들도 있다”며 “공원을 이용하던 시민들이 해당 육교 근처까지 왔다가 우회 안내문을 보고 되돌아가는 모습을 하루에 수십 번을 봤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육교를 만든 업체는 현재 폐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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