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국내 석유화학 최대 규모를 투자하는 에쓰오일의 ‘샤힌(Shaheen, 아랍어로 ‘매’를 의미함) 프로젝트‘가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첫 삽을 떴다. 글로벌기업인 아람코는 이 프르젝트에 총 1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국내 제조산업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9일 에쓰오일은 울산시 울주군 울산공장에서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 울산시 김두겸 시장, 아람코 아민 나세르 CEO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하고 투자계약과 MOU를 체결했다”면서 “샤힌 프로젝트의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에쓰오일과 울산시의 새로운 도약을 강력히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투자기업이 한국에서 마음껏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텐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석유화학 1단계 프로젝트 건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샤힌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과 샤힌 프로젝트 EPC 업체 선정 계약을 체결했다. 에쓰오일 대주주인 아람코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국에 투자하는 규모는 1단계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14조원에 달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오는 2026년 6월 완공 예정으로 주요 시설은 스팀 크래커, TC2C 시설,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이외에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지원하는 최신기술들도 적용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상승하며 사업다각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을 활용해 에틸렌, 프로팔렌 등 석유화학 공정에 필요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다. 또, 아람코의 TC2C 기술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원유와 저부가가치의 중질유를 직업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해 스팀 크래커에 연료 공급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화학 제품 수율을 높여 생산 효율과 탄소 저감에 기여하게 된다. 폴리머 공장은 스팀 크래커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을 활용해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과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생산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건설 과정 동안 최대 1일 1만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동 이후에는 상시고용 400명 이상, 경제적 가치 3조원 증가 등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울산지역 에틸렌 생산능력은 기존 2배 이상 늘어나며 국내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CEO는 “지금이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 최적기라는 믿음으로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라며 “우리의 이해관계자들과 훌륭한 임직원들의 지원을 통해 또 다른 신규 투자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샤힌 프로젝트는 석유화학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혁신 성장을 이끌기 위한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