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대표 이미지 [이미지 제공=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대표 이미지 [이미지 제공=아이언메이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리소스 무단 반출 및 도용 논란에 휩싸였던 ‘다크앤다커’가 결국 스팀에서 퇴출됐다. 이에 개발사 아이언메이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정면 대응을 시사했으나, 사실상 넥슨 측의 주장을 시인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크앤다커’는 지난 25일 넥슨의 요청에 따라 글로벌 게임 ESD(전자 소프트웨어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삭제됐다. 넥슨이 스팀의 운영사 밸브에 ‘다크앤다커’가 DMCA(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를 위반했다며 게시 중단을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가 스팀에서 삭제된 당일 자사 디스코드 채널 공지를 통해 “최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팀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7일에도 입장문을 냈으며, 넥슨이 미국 법무법인 아놀드&포터를 통해 밸브 측에 전달한 삭제 요청 서한을 함께 공개했다. 

입장문에서 회사 측은 리소스를 무단으로 반출해 도용했다는 넥슨 측의 주장에 대해 저작권이 있는 자료나 영업비밀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대부분의 리소스를 언리얼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해 사용했으며, 초기 내부 플레이 테스트부터 최근 빌드까지의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10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높은 완성도의 게임을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초기부터 대규모 팀으로 시작했으며, 프로그래밍에 중점을 두고 빠른 개발에 최적화된 팀을 세팅했고, 처음부터 서버 프로그래머를 확보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게임의 핵심 콘셉트와 설계, 캐릭터 디자인, 장르, 스토리라인 등이 ‘프로젝트 P3’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 게임 모두 고전적인 판타지 세계관 기반의 던전 크롤러 장르이며, 핵심 개념들의 경우 너무나 일반적이라 수많은 판타지 게임들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향후 한국어 입장문을 비롯해 저작권이 있는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자사 콘셉트 아티스트의 답변, 언리얼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한 리소스의 원본 목록, 첫 플레이 테스트 빌드부터 최근까지 주요 마일스톤 빌드를 보여주는 영상, 개발 첫 해의 로그 및 파일 목록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넥슨 측에 경찰 입회 하에 소스코드와 커스텀 에셋, 디자인 문서 등을 비교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입장문에 담긴 아이언메이스의 반박이 사실상 넥슨 측 주장을 시인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리소스 반출 건과 관련해 아이언메이스 측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 당시 재택근무를 시행함에 따라, 고소를 당한 구성원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넥슨의 승인 하에 외부 개인 서버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넥슨 측에서 개인 서버 사용을 자제할 것을 지시했고 이 구성원도 이에 동의했으나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일부 자동화 스크립트가 남아있었고, 확진자 발생으로 사무실 인근 건물이 폐쇄되자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 서버를 완전히 가동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아이언메이스는 “전사 엔드포인트 솔루션을 통해 모든 컴퓨터가 모니터링되고 있었기에, 넥슨은 승인 및 재승인 대상인 개인 서버의 존재와 사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며 “보안팀으로부터 단 한 건의 경고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행동이 수용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쉬우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넥슨은 기밀 유지를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넥슨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관련업계 관계자들과 이용자들은 이 답변에 대해 지시를 어기고 리소스를 무단 반출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동반 퇴사를 제안했으며, 그 결과 20명이 조금 넘는 ‘프로젝트 P3’ 개발팀 중 절반 가까운 인원인 9명이 이탈한 사실도 이번 입장문을 통해 확인됐다. 다만 회사 측은 “‘프로젝트 P3’와 같은 장르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모든 개발은 완전히 처음부터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도용 의혹을 부인했다.

실제로 이들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입장 발표 이후 부정적 의견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는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아킬레스건은 리소스를 빼돌렸다는 혐의를 가진 사람을 포함해 넥슨의 이전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고유한 코드를 사용해 게임을 개발했다고 진술했더라도, 이러한 연관성에 의해 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는 에뮬레이터 개발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등 원 프로그램과 간접적으로나마 연관이 있거나 심지어 소스코드를 본 사람조차 없음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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