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외 18인 지음 | 436쪽 |153×227 | 나남 | 2만5000원

[사진제공=나남]
[사진제공=나남]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태풍 힌남노가 불러온 초대형 재난과 이를 극복해 낸 포스코의 사투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포항제철소의 생산라인이 완전히 침수된 사상 초유의 재난을 135일 만에 복구했고, 그 뒤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공동체정신이 사라져 가는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미담이다. 

이 놀라운 소식에 지역학과 사회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필진 총 19인이 모였다. 이들은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제철소 복구작업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유례없이 빨랐던 복구 과정을 추적, 내용을 집대성했다.

변압기 폭발로 전기가 끊기고 통신까지 두절된 암흑천지의 침수현장에서 새내기 직원들까지 빠짐없이 복구작업에 나섰다는 회고는 저자들을 놀라게 했다.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직원까지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진흙을 제거하는 수작업에 일손을 보탰다. 

국내외 고객사, 공급사도 도움을 제공했고 군부대, 시민 등 지역사회도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135일간 연인원 140만여명, 하루 평균 1만5000명이 공장 복구를 위해 매달린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재난극복은 가능했다.

이 과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쓴 이 책은 상호신뢰와 희망으로 굳게 뭉친 공동체가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뜨거운 기록이기도 하다.

이처럼 합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을 생산하는 포항제철소가 멈추면 대한민국 제조업 상당수가 멈춘다. 포항제철소가 단기간에 재난을 극복한 것은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협을 함께 막자는 공동체 정신이 발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 산업의 위기를 함께 조기에 막아냈다는 점을 기록해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